⑵박순복 한화오션 특수선 선체팀 기원

제1호 명장으로 선정…숙련 기술인 위상 높여
특수선 용접 자동화 기술 등 공정 향상 힘써
작업 여건 13건 개선해 사고 예방에도 기여

영국 해군 군수지원함 프로젝트 힘들었지만 보람
큰 변화 만들기 위해선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현 상황 만족하지 않고 자격증 공부 등 당부

편집자주K산업의 지형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격랑 속에서도 묵묵히 내일을 설계하는 차세대 기술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한민국 경제의 실핏줄이자 미래의 한국을 먹여 살릴 진정한 주역들입니다. 아시아경제는 이들의 혁신적인 기술 세계와 미래 비전을 조명하는 인터뷰 시리즈 'K산업, 미래설계자들' 연재를 시작합니다. 두 번째 주인공은 국가 전략산업인 조선업계에서 37년간 특수선 선박을 건조해 온 박순복 한화오션 명장입니다.

전장 89m에 달하는 잠수함 건조 과정에서 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함은 용접공을 용접 명장으로 키워냈다. 직업훈련원 용접과를 졸업하고, 1989년 입사해 수상함·잠수함·여객선 등 특수선을 건조해온 박순복 기원은 이달 초부터 한화오션 한화오션 close 증권정보 042660 KOSPI 현재가 128,000 전일대비 8,700 등락률 +7.29% 거래량 1,301,116 전일가 119,300 2026.04.03 15:30 기준 관련기사 외국인·기관 '사자' 코스피, 2%대 상승 마감 변동성 속 저가매수 기회 찾았다면? 연 5%대 금리로 투자금을 4배까지 위기에서 찾는 저점매수 기회? 연 5%대 금리로 투자금을 최대 4배까지 제1대 명장으로 임명됐다. 박 명장은 특수선 용접 자동화 기술과 자동 곡직기를 개발하는 등 공정 향상에 힘썼고, 크고 작은 작업 여건 13건을 개선해 사고를 예방하고 작업자들의 업무 강도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지난 11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만난 박 명장은 "특수선은 많은 승조원이 탑승하는 함정으로 항상 '내 자식이 이 배에 승선한다'는 마음으로 안전한 함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박순복 한화오션 명장이 11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본인이 개발한 '위빙 캐리지' 장비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장비는 용접기가 일정한 속도로 이동하면 좌우로 흔들리듯 움직여 자동 용접을 돕는다. 한화오션

박순복 한화오션 명장이 11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본인이 개발한 '위빙 캐리지' 장비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장비는 용접기가 일정한 속도로 이동하면 좌우로 흔들리듯 움직여 자동 용접을 돕는다. 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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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선 건조 베테랑인 박 명장은 아무리 급수가 큰 특수선이라도 기초 품질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잠수함을 생각해보면 작은 오차로도 선체가 파괴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용접 기본 품질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매뉴얼의 기준이 1.5㎜ 오차범위이지만, 절대로 범위를 넘어가지 않도록 지킬 것은 반드시 지키면서 일을 해왔다"고 했다.


제일 힘들었던 경험은 가장 큰 보람이 됐다. 2012년 영국 해군 군수지원함 프로젝트를 맡았던 박 명장은 "영국이 보통 나라가 아니지 않으냐"면서 "어려운 프로젝트였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인도했을 때는 정말 뭉클했다"고 회상했다. 영국 해군 군수지원함 프로젝트는 영국 해군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조선소에 함정을 발주한 프로젝트로 해상에서 이동 중인 함정에 급유가 가능한 군수지원함 4척을 건조하는 사업이었다.

그는 "영국 함정의 가장 큰 특징은 15노트(약 28㎞)의 속도로 항해하면서 항공모함을 포함한 두 척의 함정에 동시에 유류와 청수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이중추진 시스템을 적용해 엔진이나 프로펠러가 손상되는 상황에서도 시속 약 6노트(약 11㎞)의 속도로 안전하게 항구로 복귀할 수 있도록 건조됐다"고 말했다. 이어 "화학 공격에 대한 방어 능력까지 갖추고 있고 또 극지방을 비롯한 전 세계 어느 해역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당시로는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함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도 건조가 어려운 특수선이었지만, 영국 해군이 자국 조선소가 아닌 해외 조선소에 처음으로 맡긴 군함이라는 점에서 해당 프로젝트는 전 세계 조선·방산업계로부터 주목받았다. 박 명장은 "그만큼 프로젝트의 상징성과 책임도 막중했다"면서 "2014년 당시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막내아들인 에드워드 왕자 부부가 직접 한화오션을 방문해 건조 현장을 둘러보고 함정 건조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명장은 "그때는 지금처럼 크레인도 없어서 사람이 무거운 자재를 어깨에 메고 올라가고 진짜 힘들게 일했다"면서 "1번함을 만들 때 정말 힘들었는데 3번함, 마지막 4번함까지 보낼 때는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박순복 한화오션 명장이 11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본인이 개발한 '위빙 캐리지' 장비를 확인하고 있다. 한화오션

박순복 한화오션 명장이 11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본인이 개발한 '위빙 캐리지' 장비를 확인하고 있다. 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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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명장은 생산 공정뿐 아니라 현장에서 포착된 위험한 요소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박 명장은 "혁신은 꼭 생산 공정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작은 통행로 하나만 개선해도 작업 효율과 안전이 동시에 좋아진다"면서 "큰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작은 개선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개선하려고 노력했고 전문 지식이나 장비가 필요한 경우에는 관련 조직과 협업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 명장은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생산성을 크게 향상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작업자가 더 편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장비와 공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계와 시스템을 활용해 작업 환경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기업은 현재에 안주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만큼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명장은 후배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용접이라는 직종이 몸도 힘들고, 솔직히 임금을 더 받을 수도 있는 일을 할 수도 있다"면서도 "이 자리에서 만족하지 말고 자기 계발이나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순복 한화오션 명장이 11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오션

박순복 한화오션 명장이 11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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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명장은 일을 시작한 지 19년 만에 2008년 용접기능장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용접기능장의 시험 시간은 5시간 정도로 용접에 관한 최고의 숙련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격할 수 있다. 실기 통과 비율은 20%대로 알려져 있다.


건강 관리를 위해 출근 전 매일 새벽 수영도 13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고 있다. 그는 "허리를 못 펼 정도로 아픈 적이 있었는데 수영을 하고 나서는 병이 싹 다 나았다"면서 "동료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좋은 습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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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명장으로서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박 명장은 "1호가 길을 잘못 닦아 놓으면 2호가 힘들어질 수도 있고, 또 3·4호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나"라면서 "국가 기술 자격증도 꾸준히 취득하고 기술 역량을 쌓아 언젠가는 제 다음 한화오션 명장이 나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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