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비서 '네모클로' 잠든 사이 보고서 뚝딱
'스스로 계획·실행' 오픈소스 AI 플랫폼
엔비디아 칩 없이 작동…SW 생태계 선점 전략
'칩 회사→AI 인프라 플랫폼' 전환 시험대

글로벌 AI(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새로운 AI 플랫폼 '네모클로(NemoClaw)' 공개를 앞두고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오는 16일 개막하는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 'GTC 2026' 직전 네모클로 플랫폼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엔비디아가 칩 메이커에서 플랫폼 제국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다.


야근 말고 주무세요, 보고서는 제가 쓸게요…"큰거 온다" 엔비디아의 변신[주末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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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는 AI'에서 '일하는 AI'로…플랫폼 표준 장악 노린다

챗GPT나 제미나이 등 기존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도구라면, 네모클로는 사용자가 잠든 사이에도 백그라운드에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단계별로 업무를 처리하는 '자동화 플랫폼'이다. 한 번 업무를 설정해두면 사람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해 보고서를 작성한 뒤 메신저로 발송하는 식의 자동화가 가능하다. 네모클로는 오픈소스 플랫폼으로서, 각 기업이 직원용 AI 에이전트를 배포하고 운영할 수 있게 해준다.

엔비디아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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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두뇌 역할은 엔비디아의 자체 AI 모델인 '네모트론(Nemotron)3'가 맡는다. 네모트론3는 성능에 따라 나노(Nano), 슈퍼(Super), 울트라(Ultra)로 나뉜다. 가장 작은 모델인 나노의 처리 속도는 이전 세대보다 4배나 빨라졌고, 100만 토큰에 달하는 컨텍스트 윈도우를 지원해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의 텍스트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단순히 새 AI 모델을 공개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 업무 자동화를 위한 에이전트 운영 기반을 함께 제시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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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해야 할 특징은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없어도 AMD 등 다른 회사 칩 위에서 작동한다는 점이다. 이는 자기 칩을 쓰지 않는 기업까지 자사 플랫폼 생태계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칩 메이커가 칩 없이도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를 무상으로 푼다는 선택은, 단순한 제품 출시가 아닌 '사업 모델 전환'의 계기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의 CUDA' 꿈꾸는 엔비디아, HW 넘어 인프라 제국으로

지금까지 엔비디아의 핵심 무기는 '쿠다(CUDA)'라는 독점 생태계였다. CUDA는 지난 10여년간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은 AI 엔지니어용 개발 플랫폼이다. 하지만 최근 각 AI 기업이 자체 칩을 만들기 시작하고, 타사 칩에서도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도구들이 등장하면서 이 생태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네모클로는 이 같은 위기에 맞선 엔비디아의 승부수다. 김승혁 연구원은 "네모클로는 더 큰 퍼즐의 한 조각일 뿐"이라며 "엔비디아는 하드웨어(HW) 종속 전략을 고집하는 대신 SW 생태계의 표준을 먼저 장악하는 쪽을 택했다"고 진단했다. 플랫폼으로 생태계를 선점하면, 결국 향후 발생하는 무거운 연산 작업은 자연스럽게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수요로 연결될 것이란 계산이다.

이미 거물급 기업들과 파트너십도 형성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Azure) 클라우드와 오피스 365에 네모클로를 통합 중이며, SAP는 자사 AI 비서 '줄(Joule)'에 이를 탑재했다. 세일즈포스, 구글, 어도비, 시스코, 팔란티어 등 전 세계 수만 개 기업을 고객으로 둔 SW 강자들이 네모클로 생태계에 합류한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 파트너십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기업 숫자가 많아서가 아니다"며 "이들과 협력하면, 엔비디아 기술이 그 밑단 기업들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 즉, 최종소비자 접점이 한 번에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0월30일 저녁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주요 파트너 회사 부스에서 참관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0월30일 저녁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주요 파트너 회사 부스에서 참관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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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으로의 재평가…GTC 2026이 분수령

관건은 SW 생태계 확장이 실제 HW 수요로 연결되는 속도다. 엔비디아는 언어 AI 외에도 로봇용 '코스모스(Cosmos)', 자율주행용 '알파마요(Alpamayo)', 의료용 '클라라(Clara)'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오픈소스 플랫폼 전략을 동시에 펼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칩 비종속 전략이 엔비디아의 HW 판매와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SW 표준을 쥐게 되면 AI 인프라 공급망의 최상단에 위치하게 되고, 칩 경쟁이 심화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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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GTC 무대에서 이 연결고리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할지, SW 전략의 수익화 방안을 어떻게 설명할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며 "엔비디아를 칩 회사에서 AI 인프라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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