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건조 등 美에 요구했던 사항 반영"
"美 제조업 부활 등 투자 참여 의지 중요"
"과잉설비 문제 개선 의지 피력해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전방위적인 '무역법 301조' 조사를 예고하며 한국 제조업의 핵심 수출 품목을 정조준하고 있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기존 관세 체계를 넘어선 고강도 압박이자 한국의 제조업 생산 체계 전반을 겨냥한 중대 위기라고 진단했다. 특히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경쟁국과 비교해 한국에만 불리한 조건이 적용되는 '국가별 차등 제재' 가능성이 위험 요소로 꼽히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되어 한국의 대미 투자 기여도를 부각하고 석유화학·철강 등 민감 품목의 자발적 구조조정 논리를 앞세워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통상 전문가들은 무역법 301조 조치에 대해 국별 상호관세를 대신해 대미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해왔던 국가별 상호관세와 유사한 흐름으로 나라별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기존에 발표된 관세보다 더욱 높은 수준으로 관세 압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美 301조, 韓 제조 5대 급소 겨냥…정부·기업 '원팀' 대응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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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규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301조는 관세 상한성이 없고 우리 주요 대미 수출흑자 품목으로 하고 있어, 그간 상호관세 25%나 이후 합의된 15% 관세보다 더 큰 불확실성과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며 "관세뿐 아니라 최근 중국 국적 선박에 대한 선박료와 같은 형태나 운영 및 수입제한 등 다양한 제재 형태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역법 301조가 앞선 상호관세처럼 국가별로 차등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나라마다 어떤 품목에 어느 정도의 관세를 확보할 것인지 어느 정도 아웃라인을 정해놓고 조사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며 과거 관세 정책과는 다른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301조가 16개 국가에 차등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며 "만약 우리나라가 일본, EU 등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국가들에 비해 불리한 적용을 받는다면 곤혹스러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산업 데이터를 정리하고 미국 측에 우리의 투자 상황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STR은 관세 부과에 앞서 공청회 개최, 의견 제출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김 교수는 "301조 조사 과정에서는 상대국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이 함께 대응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우리가 미국에 요구했던 잠수함 건조, 원자력 투자, 폐기물 등 사항들을 빠뜨리지 않고 잘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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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과잉 설비로 진단될 수 있는 석유화학, 철강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허 교수는 "석유화학은 산업 사이클이 쇠락하는 추세라 경쟁력이 없고 구조조정을 하려고 했으니 아무래도 과다 공급, 과잉 생산 설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철강은 구조적으로 지난 50년간 항상 글로벌하게 과잉 설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 주요 품목들은 이미 미국에 다 투자를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중국의 우회 수출통로가 아니라는 점, 우리나라도 내부적으로 과잉 설비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는 점, 앞으로 한미 투자프로젝트 관련해서 미국의 제조업 부활, 방위산업 인프라 구축, 조선, 원전 에너지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기업과 정부가 원팀이 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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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위원 역시 "민감한 사안일수록 양국 간 긴밀한 소통과 협의를 통해 상호 이해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의 메시지는 '투자 이행'만이 아니라, 최근 석유화학 산업의 자발적 구조조정 등의 시장 친화성을 부각하고 대미투자로 인한 미국 내 생산·조달·고용 창출 등을 강조해 '초과설비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설득 논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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