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 느껴져…전쟁 길어지면 체감 커질 것" [美 기름값 르포]
뉴욕시 평균 휘발유 가격 3.521달러
한 달 전 평균 가격 대비 17.4% ↑
국제유가, 소매가 반영 최소 2주 소요
이번주부터 유가 상승 체감 본격화 예상
미국인 74% "휘발유 가격 올랐다"
12일(현지시간) 오후 12시 30분 미국 뉴욕시 잭슨스퀘어 근처의 주유소 '모빌'(Mobil)에 도착하자 주유 중인 차 2대를 비롯해 다른 차량 3대가 대기 중이었다. 이 주유소는 다른 지역보다 비싼 편임에도 불구하고 차량들이 계속 찾아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2월28일) 시작 후 약 2주가 지난 이날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89달러(현금)였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소매가에 반영되기까지 약 2~4주의 시간이 걸린다는데, 지난주부터 기름값이 오르면서 갤런당 5달러에 육박하게 됐다.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기름값이 더 오를 것이라 예상했다. 뉴욕대학교에 다니는 애드리아나(24·여)는 "제 고향 푸에르토리코(미국령)에서는 휘발유 가격을 리터로 계상하는데 0.90달러 수준이다. 1달러에 도달했다는 것은 심각하다는 것"이라며 "전쟁이 길어진다면 확실히 더 오르는 것을 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스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이 시각 현재 뉴욕시의 평균 휘발유(일반) 가격은 3.521달러다. 한 달 전 평균 가격(2.997달러)보다 17.4%(0.524달러) 올랐다. 지난주 평균 가격(3.160달러)보다는 5.4% 상승했다.
같은 대학의 새라(23·여)도 "이란 전쟁 이후 유가 상승을 확실히 느낀다"며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것도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유가가 오른 상태로) 몇 달이 더 지나면 생활비 물가도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모닝컨설트가 미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표본오차 ±3%포인트)에서 미국인의 74%가 "올해 휘발유 가격이 올랐다"고 답했다. 이는 6주 전 실시했던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답변보다 30%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현재 휘발유 가격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대상이 누구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대통령과 현 행정부"라고 응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유가 급등에 따른 타격이 있기까지 3~4주 정도의 시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일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과 가까운 한 인사는 "백악관은 유가가 지속적으로 타격을 주는 정치적 문제가 되기 전까지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는 3∼4주의 시간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벌써부터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하는 제이슨(33·남) 씨는 "기름값이 오르는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다"며 "(물가 상승으로) 미국에서 파업 같은 일이 일어날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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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관련 업종에 종사했던 앤서니(73·남) 씨는 "전쟁으로 유가가 오르면 경제 전체가 타격을 입는다"며 "석유에서 비료를 추출하니 비료 가격이 오르고, 트럭 운송비도 오르고, 결국 모든 물가가 다 오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애초에 대통령이 이 전쟁을 시작하면 안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막 아프가니스탄에서 빠져나왔는데, 다시 (중동에) 들어갔다. 대통령이 챙겨야 할 경제 문제도 산더미인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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