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에너지 전환, 배터리 쓸모 더 커진다[에너지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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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코엑스에서는 지난 11일부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6'이 열리고 있다. 올해 행사를 관통하는 한 가지 주제를 꼽자면 인공지능(AI)을 들 수 있겠다. AI는 배터리 산업에도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AI 확대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전력 인프라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때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MS는 2024년 브룩필드와 10.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직접구매계약(PPA)을 체결하기도 했다.

변동성이 심한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북미를 중심으로 ESS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배경이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전시회 기조 강연에서 2035년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의 시장 규모가 2025년에 비해 3배 증가할 것이란 SNE리서치의 전망치를 소개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전시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ESS를 부스의 메인 무대에 올렸다. 전기차 시장이 예상치 못한 성장 둔화를 맞이하면서 K배터리 기업들은 ESS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가 필요로 하는 것은 ESS뿐만이 아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순간적인 정전 상황에서도 소중한 데이터를 지켜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비상전원장치(UPS)나 배터리백업유닛(BBU)이다. UPS는 과거 납축전지나 디젤발전기를 사용했으나 최근엔 순간적 대응 능력과 출력 특성이 우수한 리튬이온 배터리로 대체하는 추세다. UPS는 서버실과 분리된 별도의 배터리룸에 설치된다. BBU는 서버를 보관하는 랙과 일체형으로 설계된다.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맞춤형 배터리로 이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에 아예 BBU에 특화한 2170(지름 21㎜, 높이 70㎜) 원통형 배터리를 출시하기로 했다. 탭리스(tabless) 설계로 출력을 높이고 원통의 위와 아래쪽에서 모두 가스가 빠져나가는 벤트를 탑재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 안전성이 우수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이용한 UPS용 배터리 시스템을 전시했다. 이 회사 부스 한쪽에는 정전 시 비상전원장치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정전 체험관이 마련됐다.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를 구동하는 힘도 배터리에서 나온다. 휴머노이드 로봇, 물류 로봇에는 배터리가 탑재된다. 로봇용 배터리 시장은 아직은 작은 규모지만 앞으로 피지컬 AI와 함께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이번 행사 부스에 현대위아와 협력한 물류 로봇을 내세웠고, 삼성SDI는 2027년 양산에 들어가는 전고체 배터리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나란히 배치했다. 무엇보다 배터리 기업들이 기대하는 것은 자율주행 자동차다. 자율주행차는 전력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야 한다.


AI 시대를 맞아 배터리의 사용처가 늘고 있지만 그만큼 기대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주용락 삼성SDI 기술연구소장은 "로봇용 배터리는 8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출력도 높아야 한다. 24시간 사람과 같이 있기 때문에 전기차보다 더 높은 안전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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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캐즘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래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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