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따른 유가 급등 대응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 직접 통제
김정관 산업장관 "시장 질서 해치는 가격 인상 용납 못해"

이재명 대통령이 기름값 폭리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한 지 하루가 지난 6일(오른쪽 사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전날보다 20원 오른 가격에 기름을 판매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유류 가격 급등과 매점매석을 막기 위해 지역·유종별 석유류 '최고가격'을 신속히 지정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윤동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기름값 폭리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한 지 하루가 지난 6일(오른쪽 사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전날보다 20원 오른 가격에 기름을 판매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유류 가격 급등과 매점매석을 막기 위해 지역·유종별 석유류 '최고가격'을 신속히 지정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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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동 정세로 급등한 국내 석유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13일 자정부터 시행한다. 1차 최고가격은 ℓ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설정됐다. 이는 지난 11일 기준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격보다 각각 휘발유 109원, 경유 218원, 등유 408원 낮은 수준이다.


산업통상부는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13일 자정부터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중동 상황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국내 석유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대응이다.

1차 최고가격은 ℓ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확정됐다. 해상운송이 필수적인 도서지역에 공급되는 석유제품의 최고액은 보통휘발유 1743원, 자동차용 경유 1732원, 등유 1339원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 4차 회의에서 "중동 상황의 여파로 유가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며 "상황 발생 이후 국내 휘발유 가격이 200원 이상 급상승했지만 다행히 어제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며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시기에 시장 질서를 해치는 행위가 반복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따르면 중동 상황 이후 국제유가는 수급 불안 우려로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상승했다가 현재는 9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가격도 급등해 휘발유는 ℓ당 약 200원, 경유는 300원 이상 상승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중동 정세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국내 석유가격도 급등했다"며 "석유 가격 안정과 시장 왜곡 방지를 위해 최고가격제를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와 대리점 등에 공급하는 도매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제도다. 정부가 산식에 따라 '최고 공급가격'을 정하면 정유사는 이를 초과해 가격을 올릴 수 없다. 다만 주유소 판매가격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대신 정부가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김 장관은 "정유사가 주유소와 대리점 등에 공급하는 실제 가격에 대해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 범위 안에서 가격 상승을 허용함으로써 글로벌 가격 추이를 벗어난 불합리한 가격 변동을 예방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민생과 직결된 품목을 대상으로 하고 국내 공급물량이 해외로 전용되지 않도록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1차 최고가격은 1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2주간 적용된다. 정부는 27일 국내외 유가 상황 등을 반영해 최고가격을 다시 조정할 계획이다. 최고가격 조정 시에는 '제세금을 제외한 1차 최고가격'을 기준가격으로 삼고, 여기에 일정 기간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률을 반영한 뒤 제세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


정부는 가격 규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유사 손실 보전 절차도 마련했다. 정유사가 자체 원가를 기준으로 손실액을 산정해 회계법인 검증을 거쳐 제출하면 정부가 전문가로 구성된 정산위원회를 통해 검증한 뒤 분기별로 보전하는 구조다. 김 장관은 "재정에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엄격한 심사와 객관적인 검증을 거쳐 손실을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주유소 판매가격에 대해서도 별도 관리에 나선다. 김 장관은 "시민단체와 함께 가격과 물량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가격 상승폭이 과도하거나 매점매석이 의심되는 주유소에 대해서는 공표와 조사, 법적 대응으로 이어지는 엄정한 관리체계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양 실장도 "관보 고시 이후 주유소 재고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2~3일 정도 지나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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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도 병행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자영업자와 농민 등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계층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 등을 활용한 추가 지원 방안을 관계 부처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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