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株 버티지만…계리가정·환율 변수에 '안갯속'
증시 조정 속 보험주 낙폭 제한되지만
금감원 "계리가정 감리" 강조
지정학 불안에 환율 리스크도
최근 증시·환율·유가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보험주는 방어적 성격을 보이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이다. 다만 감독당국의 계리가정 감리와 환율 리스크 등 보험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리가정 변화에 따라 계약서비스마진(CSM) 등 실적 지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데다 환율 변동성 확대 시 자본건전성 지표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업종 주가는 최근 증시 조정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26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전날까지 약 11.5% 하락한 반면 국내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로 구성된 KRX 보험지수는 약 9.5% 내리는 데 그쳤다. 보험업은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할 경우 채권 운용수익 확대 효과가 부각되는 업종으로 꼽힌다. 또 내수 중심 사업 구조로 인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방어주로 평가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보험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 요인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올해 초 금융감독원이 조직 내 계리감리팀을 신설하고 보험사 계리가정 산출체계 점검을 예고하면서 회계 관련 변수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 중 정기감리를 통해 보험부채 평가의 핵심 요소인 손해율·사업비 등 계리가정 산출 방식과 현금흐름 모델, 내부통제 체계를 중점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서영일 금감원 보험담당 부원장보는 지난 11일 열린 보험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보험금 지급 능력 유지를 위한 재무건전성 관리가 소비자보호의 기본"이라며 "핵심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및 계리가정보고서 도입 등 리스크체계 고도화 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 날 박지선 금감원 부원장도 14개 보험사와의 중동 상황 관련 간담회에서 "계리가정 검증 강화를 통해 보험상품 설계 단계부터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리가정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계에서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보험상품은 계약기간이 길어 계리가정이 소폭이라도 변경되면 CSM 조정 등 실적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컨대 손해율 가정을 1%포인트 축소하면 보험손익이 5% 증가하는 식이다.
과거에도 감독당국이 특정 담보의 손해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일부 보험사에서 CSM이 크게 조정된 사례가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감리 역시 보험사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계리가정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반기에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계리가정 악화는 보험사들의 CSM 잔액 성장을 막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과거 감독당국은 실손 담보 및 무저해지 담보 등에 대해 보수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바 있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성·헤지 비용…보험사 부담 요인
미국 관세정책 변화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의한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보험사의 자본관리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수년간 보험사들은 해외투자를 늘리면서 외화자산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해외 보험영업 성과는 저조한 탓에 외화부채는 크게 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면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에 하방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김석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손해보험사 대비 해외투자 규모와 비중이 큰 생명보험사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는 편"이라며 "높은 수준의 환율 움직임이 지속되면 환율 민감도가 큰 일부 회사를 중심으로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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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리스크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헤지 비용 역시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보험사들은 해외투자에 따른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환헤지를 실시하고 있는데, 헤지 계약의 만기가 자산보다 짧아 지속적인 계약 갱신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김 연구원은 "달러 유동성이 경색될 경우 헤지 계약 갱신 비용이 급증해 외화자산의 실질 기대수익률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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