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당 반대 목적 없어
사상 첫 무죄 확정 판결
민변, 사법부 판결 환영

'소리꾼 교사' 백금렬씨.

'소리꾼 교사' 백금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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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 집회에 참석해 현직 대통령을 비판하는 노래를 부르고 발언을 하는 등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백금렬(53) 교사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공무원 신분이라 할지라도 공직 수행과 관련 없는 개인적인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폭넓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사법부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12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국가공무원법상 정치운동 금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광주의 한 중학교에서 한문 교사로 재직 중인 백 씨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11월까지 서울과 광주 등지에서 열린 '검찰 정상화 촉구' 및 '윤석열 대통령 퇴진' 시국 집회에 3차례 참여했다. 평소 소리꾼으로도 활동해 온 백 씨는 집회 무대에 올라 윤 대통령과 가족들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민요 '뱃노래'를 개사해 현 정권을 풍자하는 노래를 부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백 씨가 교육공무원으로서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반대하는 정치적 행위를 했다고 판단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현행법상 공무원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시위나 집회에 참여하는 등의 정치적 행위가 엄격히 금지된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백 씨의 행위를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개인의 표현의 자유'로 볼 것인지를 두고 치열한 법리 공방이 이어졌다.


1심 재판부인 광주지법은 백 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1심은 "백 씨가 참석한 집회의 성격과 발언 내용 등을 종합할 때 보수 성향의 현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적 성격이 뚜렷하다"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위험이 크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180도 달랐다. 2심 재판부는 "공무원도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정치적 자유를 가진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국가공무원법이 금지하는 '정치적 목적'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면 공무원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직 수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인적으로 행한 정치적 의사 표현은 가급적 보장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이 이날 원심의 무죄 판결을 확정하면서 백 씨는 3년 가까이 이어온 법적 공방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이번 판결은 향후 공무원과 교사들의 시국 선언이나 집회 참여 등 정치적 의사 표현의 범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판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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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는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변은 "사법부가 공무원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있음을 명확히 선언했다"며 "이번 사건은 현직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검찰권을 남용해 시민을 탄압하려 했던 시도가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민현기 기자 hyunk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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