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유가 최고제 추진에 광주·전남 "기대 반 우려 반"
기름값 안정 기대감
공급 부족 부작용 우려
전문가들 신중론 제기
이란 사태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광주·전남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900원 선을 돌파했다. 서민 가계와 산업계의 비명이 커지자 정부는 이번 주 '유가 최고가격제' 시행 방침을 밝히며 강력한 물가 억제책을 예고했다. 하지만 지역 현장에서는 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감과 공급 위축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기름값 안정돼야 생존"…농가·운수업계 '한줄기 빛'
연료비 비중이 높은 지역 기초 산업 현장은 정부의 상한제 추진 소식을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전국 최대 규모의 시설원예 단지가 집중된 전남 지역 농가들은 면세유 가격 안정이 생존권과 직결된다고 입을 모았다.
담양군 봉산면에서 딸기 시설하우스를 운영하는 이 모 씨(45)는 "시설 원예 농가는 겨울철 난방을 위해 경유를 쏟아붓다시피 하는데, 최근 유가가 폭등하며 난방비가 전체 생산비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에서 가격 상한제가 도입돼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도 지켜진다면 농가 경영에 큰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광주 지역 배달·택시 노동자들도 기대 섞인 반응을 보였다. 개인택시 기사 박 모 씨(63)는 "하루 12시간 넘게 핸들을 잡아도 연료비를 떼고 나면 정작 손에 쥐는 것은 최저임금 수준도 안 된다"며 "정부가 가격을 강제로 묶어준다면 수입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안심하고 도로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택배 기사 최 모 씨(36) 역시 "기름값이 오르면 배달을 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라며 "가격 상한제가 시행되면 서민들의 실질 소득 보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돈 줘도 기름 못 구할라"…공급 위축 부작용 우려도
반면, 가격 강제 억제가 오히려 시장 왜곡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음도 만만치 않다. 정유사들이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 공급을 줄이고 수출물량을 늘릴 경우, 정작 지역 현장에서는 '기름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가 위치한 여수국가산단의 한 관계자는 "정유업계 입장에서 마진이 보장되지 않는 상한제는 국내 공급 축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정작 필요할 때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공급 절벽 사태가 오면 산업단지 가동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가격 상한선이 시세보다 낮게 설정될 경우 판매자들이 향후 가격 인상을 기대하며 물량을 매집해두고 팔지 않는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순천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 모 씨(52)는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면 도매 단계에서 물량이 잠길 수 있고, 소매점 입장에서도 손해를 보며 팔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까 봐 걱정된다"고 전했다.
전문가, "공급 안정책 병행…정교한 설계가 핵심"
학계와 에너지 전문가들은 유가 최고가격제의 성패가 '상한 가격의 적절성'과 '공급망 관리'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가격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의 흐름을 고려한 정교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재희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유사들이 물량을 물리적으로 외부적으로 낼 수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나타나진 않겠지만, 국제 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국내 판매 가격만 강제로 누르면 수출이 더 유리해진 정유사들이 국내 공급을 회피할 수 있다"며 "상한 가격을 설정할 때 정유사와 유통업계의 최소 마진을 보장하고, 국내 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행정적 인센티브나 조항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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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광주 지자체들도 정부 방침에 발맞춰 주유소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예고했다. 북구 관계자는 "고유가 시기 편승 인상과 같은 불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민생 경제 보호를 위해 유통 질서 확립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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