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전쟁 '이중고' 앓는 디스플레이…삼성·LG도 "수익성 악화 우려"
메모리 반도체·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
"상황 예의주시…하반기 어려울 것"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를 이끄는 수장들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신사업 투자 및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시기에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데 전쟁으로 물가까지 오르면서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며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 탄성을 이어받는다 하더라도 하반기로 갈수록 (업황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 사장은 "원유 가격이 뛰면 물류비는 물론 석유로 만들어지는 필름 등 원자재 대부분이 올라가기 때문에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가 부담이 굉장히 커지게 될 것"이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 원가 구조 혁신이나 경쟁력 확보 방안 등을 협력사들과 함께 고민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역시 "당장 영향은 없지만, 전쟁이 길어질 경우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메모리 가격 때문에 세트 가격도 올라가고 있는데 저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따져보고 있다"며 "판가 인하 압박이나 메모리 수급 측면에선 고객들의 우려가 있지만, 아직까진 큰 영향 없이 잘 극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두 기업 모두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8.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샘플을 출하하며 본격적인 양산을 예고한 바 있다. 8.6세대 OLED는 기존 6세대보다 2.25배가량 큰 유리 기판을 사용해 노트북 화면을 버려지는 자투리 유리 없이 찍어낼 수 있다.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생산 효율은 2배 이상 높여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이 사장은 "8.6세대 OLED의 내부적인 준비는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고, 생산도 정상적으로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또 한 번 IT 붐이 일어나 올레드의 특장점들이 잘 부각되면 좋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LG디스플레이의 경우 8.6세대 OLED 투자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아직 8.6세대 투자를 결정할 만한 충분한 수요 가시성이 부족하고, 대외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당분간은 좀 더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정 사장은 "폴더블, 글라스 인터포저와 같은 여러 기술에 대해 스터디하며 사업화 시점을 따져보고 있다"며 "현재 제품 개발에 있어서 가상 디자인(VD)과 AI의 결합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더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업계 최초로 다가오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에 초청을 받으며 이목을 끌었다. LG디스플레이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한 디지털 트윈 패널 툴(DPS)이 엔비디아의 관심을 끈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장은 "회사의 체질을 계속 강화하고 있고, 안정적인 수익성을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대형 LCD TV 패널을 만들던 중국 광저우의 마지막 생산 거점을 정리하는 등 수익성 있는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2024년 560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51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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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전날 사업보고서를 통해 "OLED 등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의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지난해 연간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집행했다"며 "올해는 전년 대비 확대된 2조원 중후반 수준으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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