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1조 조사 착수…여한구 "쿠팡 때문 아냐, 관세 복원 과정"
무역법 122조 임시관세로 공백 메우고 7월 이후 301조 적용 전망
"한국 타깃 아냐…한미 합의된 15% 관세 수준 유지 협의"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동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동향 및 대응방안 등이 논의됐다. 2026.3.6 조용준 기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제조업 공급과잉을 이유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 가운데, 우리 정부는 최근 통상 이슈로 거론된 쿠팡 사안과 이번 조사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화상으로 기자들과 만나 "이번 301조 조사는 제조업 분야 공급과잉을 주제로 한 조사로 쿠팡 사안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쿠팡 문제는 개별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된 사안으로 우리 정부가 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조사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USTR 대표와 협의할 때도 쿠팡 사안은 301조 조사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고, 해당 사안을 이유로 301조 조사를 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강하게 표명했다"고 말했다.
앞서 USTR은 11일(현지시간) 연방 관보를 통해 한국을 포함해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교역국 16개국을 대상으로 제조업 부문의 구조적 과잉생산과 관련된 정책·관행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각국의 제조업 공급 과잉이 미국 산업 기반에 부담을 주거나 시장을 왜곡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해관계자의 서면 의견은 오는 3월17일부터 4월15일까지 제출되며, USTR은 5월5일부터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 본부장은 이번 조치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번 301조 조사는 한국을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제조업 공급과잉이라는 글로벌 구조적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과 EU, 일본 등 16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번 조사가 최근 미국 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련 판결 이후 추진되는 관세 체계 재정비 과정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 정부의 기본적인 목표는 위헌 판결 이전에 합의됐던 관세 수준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301조와 122조 등 다른 법적 수단을 활용해 기존 관세 수준을 복원하려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모든 국가에 대해 글로벌 10% 관세를 한시적으로 부과하고 있다. 122조는 사전 조사 없이 발동할 수 있는 긴급 조치로 최대 150일 동안 적용된다.
여 본부장은 "301조는 원래 조사 과정이 필요한 제도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며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먼저 5개월 동안 적용되는 임조치 122조를 활용해 글로벌 10% 관세를 부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7월 중순 이후에는 301조를 통해 위헌 판결 이전 관세 수준으로 복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여 본부장은 또 한국을 향한 미국의 관세 정책이 기존 한미 관세 합의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13일 발표된 한미 간 무역관세 합의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와 철강 등 232조 관세 적용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의 관세 수준은 15%"라며 "미국 정부도 이러한 합의를 유지하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말했다.
또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유럽연합 등 주요국과의 관세 합의 수준도 비슷한 만큼, 우리 기업들이 경쟁국 대비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301조는 철강이나 자동차 등에 적용되는 232조 관세와는 별개의 제도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여 본부장은 "232조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특정 품목에 적용되는 관세이고, 301조는 교역 상대국의 정책이나 관행을 대상으로 하는 조치"라며 "두 제도는 법적 성격이 다른 별개의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향후 디지털 서비스 규제나 농업 시장 개방 등 비관세 장벽 문제를 이유로 추가적인 301조 조사를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여 본부장은 "현재 공식적으로 개시된 것은 제조업 공급과잉 관련 301조와 강제노동 관련 301조 두 가지"라며 "디지털 규제나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사 절차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여 본부장은 "USTR로부터 공식적인 협의 요청을 이미 받은 상태"라며 "업계와 협의해 서면 의견서를 제출하고 공청회에도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 과정에서도 기존 한미 관세 합의에 따른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우리 기업들이 주요 경쟁국 대비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 대법원 판결 이후 글로벌 통상 환경이 상당히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한미가 합의한 내용을 신의성실하게 이행하면서 안정적인 통상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대미투자특별법과 관련해서는 "한미 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절차라는 점에서 조속한 처리가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법원 판결 이후 글로벌 통상 환경이 상당히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한미가 합의한 내용을 신의성실하게 이행하면서 안정적인 통상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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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본부장은 "현재 미국뿐 아니라 여러 국가들이 통상 환경 변화 속에서 관세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도 긴장감을 가지고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며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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