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올해 비축유 확보 예산 30% 깎았다
석유비축사업 올 출자예산 553억
작년보다 246억 줄어들어
중동發 오일쇼크 위기 역대최대 방출에
소진물량 재확보 재원 마련 필요
영국 왕립공급(RAF) 페어포드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11일(현지시간) 미 공군(USAF) 정비 요원들이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랜서 전략폭격기에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정부 예산에서 비축유 구입에 사용되는 석유비축사업 출자예산이 지난해보다 30% 넘게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국제에너지기구(IEA) 공동 비축유 방출에 참여해 2246만배럴에 달하는 역대 최대 물량을 시장에 풀기로 한 만큼 소진된 비축유 재확보를 위한 별도의 재원 마련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예산처와 산업통상부는 올해 석유비축사업 출자 예산으로 553억원을 배정했다. 이는 지난해 예산(799억원)과 비교해 246억원(31%) 줄어든 규모다.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에특회계)에 포함된 석유비축사업 예산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비축유 방출이 있었던 2022년 382억3600만원에서 2023년 672억68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증액 편성됐으나 이후 감액 흐름이 이어졌다. 지난해 예산 799억원 중 실제 집행액은 611억3300만원(77%)에 그치며 남은 19억원이 이월됐다. 실제 사업 집행액이 2023년 이후 최근 3년 연속 감액 흐름이 이어진 셈이다.
예산 감액 배경은 비축유 구입 물량 감소가 가장 크다. 정부는 5차 석유비축계획에 따라 올해 비축유 구입 목표 물량을 25만5000배럴로 잡았다. 물량만 놓고 보면 지난해(43만배럴)보다 40% 넘게 줄어든 것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매입 예상 단가가 80.31달러에서 68.89달러로 낮아졌지만 되레 구입 물량을 줄인 것이다.
정부의 석유 비축유 구입은 국제유가 가격 등락에 따라 가격이 낮을 때 비축유 구입량을 늘리고 유가 급등 시 비축유 방출로 가격 안정을 노리는 스무딩 전략을 구사한다.
이란 사태 발생 이전까지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 기조 속에서도 비축유 매입 물량을 줄인 것을 두고 석유 수급에 대한 예측 역량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정부 측 관계자는 "목표 물량에 맞춰 매입 규모를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관련 예산안 산출 과정에서 비축유 구입 단가를 국제유가와 원·달러환율 각각 배럴당 74.66달러, 1380원으로 가정했다. 이란 사태로 국제유가가 100달러 안팎으로 오르내리고, 환율이 1460원선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계획된 목표 물량을 채우기 위해서는 별도의 재원조치가 필요하다.
올해 본예산 예비비를 활용해 우선 충당하고, 할당이 없다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추가 확보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기획처 관계자는 "산업부에서 추가 예산을 요청하면 별도의 재원 마련 조치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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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가 역대 최대 4억배럴의 전략 비축유 방출 계획을 내놨지만 국제유가는 오히려 반등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오는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1.98달러로 전장보다 4.8%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7.25달러로 전장보다 4.6% 상승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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