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이제 저렴해지나…"딱 걸렸다" 텔레그램 '주물럭' 9개사 과징금
일반육 납품가, 브랜드육 견적가 '짬짜미'
텔레그램 비밀방 만들어 투찰가 하한선 공유
국민 식탁의 필수품인 돼지고기 가격이 육가공업체들의 치밀한 담합으로 인위적으로 부풀려진 사실이 드러났다. 대형 마트 점유율 1위인 이마트 납품 과정에서 텔레그램 비밀방까지 개설해 입찰 가격을 조작한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덜미를 잡혔다.
공정위는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며 사전에 입찰가격 또는 견적가격을 합의한 9개 육가공업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1억 6500만 원을 부과하고, 6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9곳은 대성실업, 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 부경양돈협동조합, 씨제이피드앤케어, 도드람푸드, 보담, 선진, 팜스토리, 해드림엘피씨다. 이 중 사안이 무거운 도드람푸드 등 6개 법인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시장가 2% 오를 때 투찰가는 10% '폭등'
이번 적발 사례는 돼지고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납품가격 담합을 제재한 첫 번째 사건이다. 담합은 마트에서 육가공업체 구분 없이 판매되는 '일반육'과 업체별 라벨이 붙는 '브랜드육' 시장 전체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일반육 납품 업체 8개사는 2021년 11월 이마트 창립기념일 행사를 앞두고 납품 단가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 텔레그램 대화방을 개설했다. 이들은 약 3개월간 진행된 14차례 입찰 중 8건에서 삼겹살, 목심 등의 투찰 가격 하한선을 미리 정해놓고 실행에 옮겼다. 계약 금액만 총 103억 원에 달한다.
브랜드육 시장에서의 담합도 치밀했다. 도드람푸드 등 5개 업체는 2021년 7월부터 약 2년 3개월간 10차례에 걸쳐 부위별 견적 가격이나 인상·인하 폭을 사전에 합의했다. 브랜드 간 판매가격 차이가 크면 비싼 고기가 팔리지 않을 것을 우려해 서로 공급 가격을 비슷하게 맞추는 '짬짜미'를 벌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뤄진 계약 규모는 총 87억원이다.
CJ 계열사 잇따른 담합 적발
담합의 위력은 마트 가격을 흔들었다.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2021년 11월 첫 합의 당시, 기준 돈가(시장 가격)는 전날 대비 2.2% 상승했으나 피심인들의 견적가는 9.8%나 폭등했다"며 "시장 상승분보다 4배 이상 비싸게 써낸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2021년 12월 기준 돈가가 11.4% 인하됐을 때, 이들이 제출한 가격은 6.4%만 낮아지는 데 그쳤다. 문 국장은 "시장 가격보다 오를 때는 더 올리고, 낮아질 때는 덜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서는 CJ 계열사인 씨제이피드앤케어가 검찰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최근 설탕 담합(의결), 밀가루·전분당 담합(심사보고서 송부)에 CJ제일제당이 연루된 데 이어 돼지고기까지 CJ 관련 법인이 잇따라 담합이 적발된 것이다. 이 정도 단기간에 담합사건에 잇따라 연루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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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이번 제재가 국민 생활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먹거리 분야 담합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국장은 "현재 진행 중인 밀가루, 전분당, 계란 등 주요 식료품 담합 사건도 신속히 처리해 법 위반 확인 시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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