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정관변경 안건 증가
'3%룰' 감사위원 선임 표대결도
행동주의·소액주주 움직임 확대
국민연금 "적극적 의결권 행사"

편집자주개정 상법 시대를 맞아 한국 자본시장이 '주주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법 시행에 따른 제도적 변화는 기업 지배구조와 자본시장 관행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본지는 5회에 걸쳐 개정 상법이 가져올 변화와 이에 대비한 움직임, 향후 주주자본주의 정착을 위한 제도적 과제들을 짚어본다.

①개정상법 시대 열렸다…3월 주총 키워드는
②"지금이 마지막"…상법 개정에 기업들 '지배력 방어' 총력
③'주가누르기 방지법' 본격화…전문가들 "핵심은 상증세 개편"
④"결국 기관이 움직여야" 스튜어드십 코드의 현실
⑤마지막 퍼즐은 공시제도…"주주 배제한 '결과 공시' 뜯어고쳐야"


[주주자본주의]①개정 상법 시대 열렸다…3월 주총 키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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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 변화'의 시험대가 될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 막을 올렸다. '주주권' '주주환원' 강화에 무게를 둔 개정 상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첫 주총이다. 3차에 걸친 법안을 반영하는 정관 변경안이 다수 상정된 가운데 주주제안도 급증하면서 기업, 행동주의 투자자, 소액주주 모두 전략적 대응에 나선 모습이 확인된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2025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2727개사 가운데 3월 셋째 주인 이번 주 정기주총을 개최하는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188,700 전일대비 5,200 등락률 +2.83% 거래량 19,747,901 전일가 183,500 2026.03.16 15:30 기준 관련기사 삼성, KIMES 2026서 차세대 초음파 솔루션 '원 플랫폼' 공개 국내 증시 변동성 속, 개인 투자자 ‘수익 방어·파킹형 전략’ 집중 [굿모닝증시]"중동 포화 속 파월의 입·마이크론 실적…코스피 안개속 장세" (18일)를 포함해 211개사로 집계됐다. 다음 주에는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 고려아연 close 증권정보 010130 KOSPI 현재가 1,600,000 전일대비 28,000 등락률 -1.72% 거래량 19,945 전일가 1,628,000 2026.03.16 15:30 기준 관련기사 MBK "고려아연 안보 프레임, 리스크 흐리려는 수단" 코스피, 상승 출발 후 5680선 보합세…코스닥도 비슷 반도체 황산 '황금기' 세계 무대서 웃는 고려아연 (24일)을 비롯해 1000개사 이상이 정기주총을 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주자본주의]①개정 상법 시대 열렸다…3월 주총 키워드는 원본보기 아이콘

시장에서는 이번 주총 시즌을 개정 상법 적용 시험대로 보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보고서에서 "상법 개정의 실질적 적용 여부가 본격적으로 점검되는 첫해"라며 "기업과 주주, 기관투자가 모두 대응 전략을 고민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배주주 측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의안을 발의하고, 이에 맞서 일반주주와 기관투자가가 결집하면서 표 대결이 이뤄질 수 있다"며 "뜨거운 주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3차에 걸쳐 국회를 통과한 개정 상법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룰' 강화, 전자주총 도입 등을 골자로 한다.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 즉각 시행된 일부 규정 외에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정관 바꾸는 기업들…지배구조 정비 움직임

올해 주총 안건을 살펴보면 지배구조 관련 정관 변경 안건이 눈에 띄게 늘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lose 증권정보 000660 KOSPI 현재가 974,000 전일대비 64,000 등락률 +7.03% 거래량 3,829,496 전일가 910,000 2026.03.16 15:30 기준 관련기사 국내 증시 변동성 속, 개인 투자자 ‘수익 방어·파킹형 전략’ 집중 [굿모닝증시]"중동 포화 속 파월의 입·마이크론 실적…코스피 안개속 장세" 코스피, 1.72% 하락 마감…코스닥은 반등 등 주요 대기업들은 개정 상법에 따라 정관에 명시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특정 후보에게 의결권을 집중할 수 있어 소액주주의 이사회 영향력을 확대하는 장치로 꼽힌다.

이와 동시에 이사회 정원이나 이사 임기를 조정해 경영권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기업 측 움직임도 확인된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이사 임기를 기존 '2년 이내'에서 '3년 또는 3년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을 일제히 상정한 게 대표적이다. 효성그룹 계열사들은 이사 정원 상한을 16명에서 7~9명으로, 셀트리온 셀트리온 close 증권정보 068270 KOSPI 현재가 200,000 전일대비 5,500 등락률 -2.68% 거래량 432,257 전일가 205,500 2026.03.16 15:30 기준 관련기사 셀트리온 "항암 바이오시밀러, 일본 시장 점유율 1위 유지" 셀트리온, FDA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 수혜 전망…"임상 비용 최대 25% 절감"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잡아야...최대 4배 투자금을 연 5%대 금리로? 은 15명에서 9명으로 줄이는 안을 각각 추진한다.


올해 주총에서는 대주주 영향력 축소를 막고자 선제적으로 감사위원을 선임하려는 행보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개정 상법에 따른 '3% 룰'로 최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향후 소수주주 측 감사위원이 이사회 견제 장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오는 24일 고려아연 주총에서의 핵심 쟁점도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관련한 정관 변경이다.


오승재 서스틴베스트 공동대표는 "이번 주총에서는 개정 상법의 '경영상 목적'으로 자사주를 보유할 수 있다는 조항을 활용하는 방안, 집중투표제를 활용한 이사 수와 이사 임기 변경 안건이 매우 민감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개정 상법을 반영하는 첫 정기주총"이라며 관전포인트로 ▲정관 변경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 승인 ▲자사주 소각·감액배당 관련 자본감소(감자) 의안을 꼽았다. 그는 자사주 소각 의무 '예외조항' 확보를 두고 "기업과 주주 간 눈치싸움이 예상된다"고도 덧붙였다.


[주주자본주의]①개정 상법 시대 열렸다…3월 주총 키워드는 원본보기 아이콘

'개정 상법' 발판 삼아 주주제안도 급증

상법 개정에 힘입어 소액주주 및 행동주의펀드의 주주행동주의 행보도 한층 거세졌다. 이들은 독립적인 이사·감사 선임, 배당확대 요구에 그치지 않고 이사회 진입을 확대함으로써 기업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모습이다.


영국계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털은 LG화학 LG화학 close 증권정보 051910 KOSPI 현재가 292,000 전일대비 5,500 등락률 -1.85% 거래량 325,789 전일가 297,500 2026.03.16 15:30 기준 관련기사 에틸렌마저 줄줄이 감산…핵심원료 나프타 재고 2주뿐 "한 달도 못 버텨" 속 타는 정유·석화업계 정부 비축유에 희망 [중화학ON]'10조 현금화' 배터리 업황 부진에 지분 매각 나선 기업들 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독립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국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역시 DB손해보험에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정교화할 것을 주문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KCC에 삼성물산 지분을 유동화하고 자사주 소각을 요구한 상태다. 태광에는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전량 매입한 후 자진 상장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소액주주 역시 연대 행동에 나섰다. DB하이텍에는 특별감사인 선임을 통한 내부거래 진상 규명을, 신풍제약에는 횡령 회수금 기반 현금배당과 경영진 보수 삭감을 요구했다. 총 17개 기업에 주주제안을 보낸 소액주주플랫폼 액트는 "올해 3대 핵심요구는 독립적인 감시자 등판, 이사 보수한도 정상화, 주주 소통 및 권리 명문화"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책임도 한층 강화되는 추세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주총부터 상법개정 취지를 반영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개정상법 취지에 맞지 않는 의안에는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개대상을 '지분율 5% 이상 보유 기업' 등으로 확대해 의결권 행사 투명성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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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팎에서는 개정 상법에 따른 변화가 향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율촌 기업지배구조센터(YCGC)는 "상법 개정과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내실화 방안이 맞물리며 그 어느 때보다 격동적인 환경"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구조적 전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재계에서는 기업들이 주주환원 노력을 강화하는 만큼 기업 규제를 완화하고 경영권 방어 수단을 보장하는 입법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개정 상법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기업 경영 자율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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