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안한 조정장'…유가급등에 실적전망 상승세 '주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에 국제유가 상승
유가 오르면서 기업 실적 전망치에도 영향
개인들 '빚투' 늘어나는 것도 증시 부담 요인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42.30포인트 하락한 5567.65로 장을 시작한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국내 증시 현황이 표시돼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6원 오른 1480.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6.3.12 강진형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이후 급락했던 우리 증시가 단기 반등에 성공했지만 추세적인 재상승을 위해서는 국제유가의 안정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쟁 여파로 우리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될 가능성이 나오고 개인투자자들의 빚투가 늘어난 것도 증시에 불안 요인이다.
국제유가 향방에 우리 증시 추가 상승 여부 달려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5% 내린 5567.65에 개장한 뒤 오전 9시41분 기준 0.10% 내린 5604.17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은 전장 대비 0.42% 하락한 1132.00에 출발했지만 상승 반전해 오전 9시39분 기준 1.16% 오른 1149.98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지속되면서 간밤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한 영향을 우리 증시도 받았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61% 하락했고, S&P500지수도 0.08% 내렸다. 나스닥종합지수는 0.08% 상승했다. 이날 이란 근해에서 선박 3척이 이란군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사체에 잇달아 피격됐다. 이 같은 소식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4% 넘게 뛰면서 증시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전문가들은 유가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나라 산업 특성상 국제유가 불안이 지속되면 증시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거나 최소한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호위 시스템이 구축돼야 유가가 추세적인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유가가 안정되지 못하면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호송 작전에 대한 백악관의 소통 혼선과 이란의 기뢰 설치 조짐 등이 나타나며 유가와 주가지수 모두 롤러코스터와 같은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 정세에 따라 우리 증시가 당분간 조정받을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전쟁 영향으로 우리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하향 우려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을 추정한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총액은 595조2849억원으로 2월 말 기록했던 585조7304억원과 비교해서 1.6%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1월 기준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추정치 증가율이 전월 대비 47%에 달했고, 2월도 33.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하락세다.
업종별로 보면 전쟁 이후 치솟은 국제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의 이익 전망치 하향세가 뚜렷하다. 지역난방공사, SK가스, SK이터닉스, 한전KPS 등 에너지 관련 회사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됐다. 조선, 해상운수, 섬유 등의 업종도 이익 추정치가 내려갔다. 유가 상승이 지속된다면 고유가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전망치 하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개인들 '빚투' 늘어나는 것도 증시에는 부담 요인
최근 시장에서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한 것 역시 증시 불안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이란 전쟁이 증시에 처음 영향을 줬던 지난 3일부터 변동성 장세가 지속됐던 사흘간 이 잔고는 매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10일 기준 31조8000억원으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초단기 빚투로 분류되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지난 5일 기준 2조1487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이전보다 2배가량 급증했다. 이 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2거래일 안에 대금을 갚아야 하지만 이를 갚지 못하면 3거래일째 주식이 강제로 매각되기 때문에 반대매매 위험이 크다.
빚투가 증가하자 금융감독원은 주요 증권사 담당 임원들을 불러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섰다. 금감원은 전날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요 11개 증권사 신용융자 담당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레버리지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 체계 점검과 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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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오 금감원 부원장은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레버리지 투자가 시장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증권사들이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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