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책자금 부당개입 등 대출 구조 전반 점검
보증기관·금융사 거치는 집행구조 들여다볼 방침
대출심사·금융기관 내부 관리체계 등 확장 전망

경찰이 이재명 정부의 국가재정 관련 비리 근절 의지에 발맞춰 전방위적 첩보 수집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책자금 집행 과정 등 재정질서 전반에 걸쳐 수사를 벌이면서 자금 집행에 관여하는 금융권은 물론, 이후 기업의 사용 내역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12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달 초 전국 시도경찰청에 '중요 범죄첩보 집중 수집' 공지를 하달했다. 시도경찰청 이상 수사부서에서 직접 수사에 착수할 만한 중요 사안 위주로 첩보를 수집하되, 사안에 따라 국수본이 직접 수사를 지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의 수사 기조가 민생물가 관리를 넘어 재정·금융질서 전반으로 확대되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단독]경찰, '정책자금 비리' 칼 겨눈다…금융권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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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본청 범죄정보과를 중심으로 금융권이 연계된 범죄정보를 상시 취합하는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별단속처럼 별도 기한을 두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첩보 수집으로 정책자금·보조금 등 문제의 씨를 말리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특히 정책자금에 관한 브로커 알선, 부당대출 전환 구조 등을 근절하겠다는 기조도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경찰은 '정책자금 제3자 부당 개입'을 주요 점검 대상으로 설정했다. 정책자금은 정부 재원을 기반으로 공급되며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보증을 토대로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집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가 정책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해주겠다면서 보험을 끼워 판다거나, 사업계획서 또는 매출 자료를 허위로 만들어 대출 심사에 대응하는 등 문제가 반복적으로 적발돼 왔다. 시설 투자나 연구개발(R&D) 자금으로 지원된 대출이 부동산 투자나 기존 채무 상환 등 실제 목적과 다르게 전용되는 사례도 빈발했다.

경찰은 정책자금 대출을 빙자한 미등록 대부 중개업, 허위 자료를 활용한 신용보증기금·대출 신청 등에 관한 첩보 수집에 집중할 방침이다.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공급되는 저리 자금이 민간 금융사를 거쳐 기업에 전달되는 과정에서의 부정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경찰이 자금 흐름까지 추적할 경우 대출 이후 사용 내역까지 수사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에선 자금 흐름을 쫓는 방식으로 수사가 전개되면 대출 실행 과정에서의 심사 절차, 내부 승인 과정, 브로커 개입 여부 등 금융기관의 내부 문제까지 수사 당국의 확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출을 신청한 기업의 재무자료 검증이나 보증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경찰이 금융기관의 내부 관리체계까지 들여다볼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자금 관련 범죄는 자금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보증기관, 금융사, 브로커, 기업까지 연결되는 사례도 많다"며 "정책자금 취급 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으로 조사가 확대될 경우 이 과정에서 금융사 내부 문제 등도 포착될 수 있어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강진형 기자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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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경찰은 보조금을 허위 신청하거나 용도 외 사용 등 비리, 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 가격 담합 등 부당한 공동행위, 기타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을 조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을 '간 큰 세금 도둑질'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부정수급한 보조금을 전액 환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몇 배에 이르는 경제적 제재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 적발 건수는 992건(667억7000만원 규모)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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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국가재정에 관한 공정성을 훼손하고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는 중대 범죄로 인식하고 있다"며 "대부분 영장을 집행하겠지만, 관계기관의 유연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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