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 낭만적으로…서울시향·KBS교향악단 브루크너 '로맨틱' 공연
KBS 이달 31일 공연…시향은 이틀 뒤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이 오스트리아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1824~1896)의 교향곡 4번 '로맨틱'을 나란히 무대에 올린다. 국내 대표 오케스트라 두 곳이 같은 작품을 비슷한 시기에 연주하면서 지휘 해석과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는 드문 무대가 될 전망이다.
KBS교향악단은 이달 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제824회 정기연주회에서 지휘자 마렉 야노프스키의 지휘로 로맨틱을 연주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이틀 뒤인 4월 2~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같은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이 지휘를 맡는다.
브루크너의 교향곡은 자주 연주되지 않는 편이다. 가장 큰 이유는 긴 연주 시간 때문이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 교향곡 3번 '영웅'을 통해 교향곡 길이를 약 50분까지 확장했다면, 브루크너는 이를 다시 90분에 가까운 규모로 늘렸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연주 시간은 대개 1시간을 넘으며, 가장 긴 교향곡 8번은 80~90분 동안 연주된다. 오랜 시간 높은 체력과 집중력을 요구하기에 관객과 연주자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작품이다.
종교 음악을 연상시키는 장대한 음향과 거대하고 복잡한 구조 역시 자주 연주되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브루크너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다. 고향 오스트리아 안스펠덴 인근의 성 플로리안 수도원에서 어린 시절 성가대원으로 활동했고, 이후 보조 교사이자 오르간 연주자로도 오랜 기간 봉사했다. 성 플로리안 수도원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파이프 오르간으로 유명한 곳이다.
브루크너에게 음악은 신에게 바치는 헌신에 가까웠다. 마지막 작품인 교향곡 9번을 작곡하며 "사랑하는 신에게 바치겠다"고 주변에 밝혔으며, 곡을 완성할 때까지 삶을 허락해 달라고 매일 기도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그러나 끝내 4악장을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면서 교향곡 9번은 미완성 유작으로 남았다. 생전에 그는 자신이 연주하던 오르간 아래에 묻히길 원했으며, 실제로 그의 묘는 성 플로리안 수도원 오르간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브루크너 교향곡에는 이러한 종교적 세계관이 깊이 스며 있다. 명상적이고 반복적인 구조, 성당의 울림을 연상시키는 장대한 음향은 그의 음악을 어렵게 느끼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다만 오늘날에는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한 작곡가로 재평가받으며 연주 기회도 점차 늘고 있다. 브루크너의 첫 장조 교향곡인 4번은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다. 연주시간이 60~70분 정도로 그의 교향곡 중에서는 짧은 편인 데다 추상적이고 종교적 분위기가 강한 다른 작품과 달리 로맨틱이라는 부제가 붙을 만큼 낭만적인 선율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허명현 클래식음악 평론가는 "마렉 야노프스키는 오늘날 지휘계에서 가장 전통적인 브루크너 해석을 보여주는 지휘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라며 "불필요한 과장이나 감정적 과잉을 배제하고 안정적인 템포와 명확한 구조를 통해 브루크너 음악이 지닌 건축적인 균형을 드러내는 데 강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향 판 츠베덴 음악감독에 대해서는 "오케스트라의 음향적 에너지와 색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휘자로 특히 밀도 높은 현악 사운드와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보다 화려하고 극적인 브루크너를 들려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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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은 구스타프 말러(1860~1911) 교향곡으로도 맞붙는다. KBS교향악단은 13일 말러 교향곡 5번을, 서울시향은 19~20일 교향곡 6번 '비극적'을 연주한다. 말러는 브루크너가 빈대학교 교수로 재직할 당시 그의 강의를 들었다. 말러는 브루크너를 깊이 존경했으며 그의 음악을 알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말러의 교향곡 역시 대개 1시간을 넘기며, 가장 긴 3번의 연주 시간은 약 100분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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