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만 나오라더니 이번엔 "출장도 줄여라"…기름값 뛰는 동남아의 고육책
중동발 석유 충격에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석유와 가스를 중동에 크게 의존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와 재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대통령실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따른 중동 위기 속 에너지 절약 노력의 일환으로 공무원들의 공식 출장을 필수적인 업무로만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불과 며칠 전 다수의 기관에 주 4일 근무제 시행을 지시한 뒤 나온 조치다.
이 같은 조치는 필리핀뿐만이 아니다. 태국 정부는 기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지시하고 기업들에 원격근무를 하도록 장려했다. 또한 베트남은 국민들에게 카풀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권고했다. 인도네시아는 연료 보조금 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FT는 에너지 공급에 대한 우려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높은 유가가 지속될 경우 연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부들의 재정 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중앙은행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금리 인하를 미루도록 만들 수 있다고 경제학자들은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은 후 80달러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다.
경제성장 둔화에 중동전쟁까지…동남아시아의 고육책
바클레이즈의 브라이언 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전반이 활발히 돌아가고 모든 산업이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라면 정책 당국이 훨씬 편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실제로는 성장세가 고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재정 측면에서도 많은 국가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탄은 동남아시아 경제 성장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같은 일부 산업에 의해 주도됐지만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임금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동남아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4.5% 성장했으며 2026년에는 성장률이 소폭 둔화해 4.4%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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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재 동남아 경제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보다 훨씬 안정적인 상태라고 평가했다. OCBC의 벤카테스와란은 "일부 중앙은행은 연말까지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많은 국가가 경제·정치적 혼란을 겪었던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보다 현재 이 지역 경제가 훨씬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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