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독 환자에 '돼지 간' 연결…골든타임 사흘 벌어 살렸다
중국서 이종장기 이식 수술 성공
돼지 간으로 대기 시간 사흘 벌어
부족한 인간 장기 기증 문제 해결할 돌파구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 이식하는 '이종 장기 이식' 수술이 환자의 생명을 살릴 새로운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기 이식 수술을 받기 전 동물 장기를 활용해 귀중한 골든 타임을 버는 방식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6일(현지시간) 중국 시안 공군 의과대학 시징병원에서 성공한 이종 장기 이식 수술 사례를 소개했다. 이종 장기 이식은 돼지 등 동물의 장기나 조직, 세포를 사람에 이식하는 치료법으로, 부족한 인간 장기 기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지난달 3일(현지시간) 중국 북서부 산시성 시안에 위치한 공군 의과대학 시징병원에서 의료진이 돼지 간으로 만든 체외 순환 장치 연결 수술을 마친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왕린 박사가 이끄는 의료팀은 만성 B형 간염을 앓고 있던 56세 남성에게 유전자 조작한 돼지 간을 이식하기로 했다. 이 남성은 간부전 때문에 장기 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당시 병원에는 기증된 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왕린 박사의 수술 이후 남성은 돼지 간 덕분에 사흘을 버틸 수 있었으며, 이후 성공적으로 이식 수술을 받았다.
왕린 박사 의료팀이 만든 건 돼지 간을 이용한 체외 순환 장치다. 원래 동물의 장기를 그대로 사람 몸에 이식하면 심한 면역 거부 반응이 나타나기에 위험하다. 대신 의료진은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로 돼지 간의 유전자 3가지를 없애고, 인간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3가지를 투입했다. 이후 돼지 간으로 만든 장치를 환자의 다리 정맥과 연결했다.
환자의 혈액은 몸 밖 돼지 간을 통과하면서 독성 물질을 걸러낼 수 있게 됐다. 면역 거부 반응은 없었으며, 환자 몸 내부의 간 기능도 개선됐다. 사흘이라는 귀중한 골든 타임을 번 환자는 이후 기증 장기로 수술을 받았다.
이 같은 치료법은 앞서 미국에서도 지난 2월 이뤄진 바 있다. 당시 미국 의료진은 뇌사자 4명의 혈관에 체외 순환 장치를 연결했고, 환자 중 3명의 체외 순환에 성공했다. 다만 살아있는 환자를 수술해 성공시킨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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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술은 기증 장기를 받지 못한 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중요한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선 10분마다 1명꼴로 장기 이식 대기 명단에 있던 환자가 제때 장기를 받지 못해 숨진다. 명단에 오르지도 못한 환자를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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