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 "윗사람이 기본은 알아야 실무자와 말 통해"
AI로 '일 하라' 아니라 '일 시키는 법 배우라'는 특명
팀장급 이상 200여명 집중 공부…게임부터 소논문까지 '뚝딱'

"당장 실무에 적용해도 되겠는데요? 우리 조직에 맞는 인공지능(AI) 프롬프트(명령어) 구조는 어떻게 설계하면 좋을까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커머셜 본사 사옥에서 열린 거대언어모델(LLM) 교육에 참석해 임직원들과 함께 실습을 하고 있다. 현대카드·커머셜은 이달부터 팀장 이상 리더를 대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역량 강화를 위한 LLM 교육을 하고 있다. 현대카드·커머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커머셜 본사 사옥에서 열린 거대언어모델(LLM) 교육에 참석해 임직원들과 함께 실습을 하고 있다. 현대카드·커머셜은 이달부터 팀장 이상 리더를 대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역량 강화를 위한 LLM 교육을 하고 있다. 현대카드·커머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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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본사. 생성형 AI 거대언어모델(LLM) 수업을 듣는 팀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30초 만에 슈퍼마리오 게임과 15쪽 분량의 소논문을 만드는 실습을 막힘없이 따라하고 있었다. 이들의 모습은 판교테크노밸리 정보기술(IT) 기업의 엔지니어 못지않았다. 금융회사의 마케팅·재무·상품기획 등 다양한 부서의 리더들이 모여 구글 제미나이를 네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다룬 이유는 정태영 부회장이 강조한 '금융회사의 탈을 쓴 테크 기업'으로의 변신이라는 특명 때문이다.

"금융사 탈 쓴 IT 회사… 리더부터 AI 기본기 갖춰야"

9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커머셜 본사 사옥에서 열린 거대언어모델(LLM) 교육에서 인공지능(AI) 프롬프트(명령어)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모습. 현대카드·커머셜

9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커머셜 본사 사옥에서 열린 거대언어모델(LLM) 교육에서 인공지능(AI) 프롬프트(명령어)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모습. 현대카드·커머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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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은 전날 4시간 동안의 LLM 실습을 마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대카드·현대커머셜의 팀장, 실장, 본부장 등 수백 명의 리더는 이달까지 4시간짜리 '바이브 코딩' 수업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리더들이 직접 바이브 코딩을 실무에서 수행할 일은 드물겠지만, 관리자가 기본 원리를 알아야 실무진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기에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리더 교육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 직원에게 자율 수강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의 특명으로 한 달간 진행되는 이번 AI 프로그램은 여타 금융사나 제조업계의 교육 방식과는 차별화된다. 실무자부터 가르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이 아닌, 관리직부터 배우는 '톱다운(Top-down)' 방식의 실습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번 교육은 단순히 AI 실무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리더들이 후배들에게 일을 제대로 지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해 조직 문화를 근본적으로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30초 만에 게임 만들고 아침 뉴스 브리핑 예약

10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커머셜 본사 사옥에서 열린 거대언어모델(LLM) 교육에서 김수인 엘리스그룹 최고연구책임자(CRO) 수업을 듣고 있는 현대카드·커머셜 팀장급 이상 임직원들. 20여 초만에 '슈퍼 마리오' 콘솔 게임을 만드는 김 CRO 프롬프트 활용법을 그대로 따라하는 리더도 있었다. 문채석 기자

10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커머셜 본사 사옥에서 열린 거대언어모델(LLM) 교육에서 김수인 엘리스그룹 최고연구책임자(CRO) 수업을 듣고 있는 현대카드·커머셜 팀장급 이상 임직원들. 20여 초만에 '슈퍼 마리오' 콘솔 게임을 만드는 김 CRO 프롬프트 활용법을 그대로 따라하는 리더도 있었다. 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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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업에 참여한 리더들은 높은 AI 활용 능력을 보여줬다. AI 솔루션 업체 엘리스그룹의 김수인 최고연구책임자(CRO)가 진행한 이번 강의에서는 ▲메타 프롬프트 서비스 ▲노트북LM 서비스 ▲바이브 코딩 ▲이미지 파일 활용 실습 등이 다뤄졌다.


김 CRO는 현장에서 구글 제미나이를 활용해 20여 초 만에 슈퍼마리오 게임을 구현해 보였다. 제미나이의 '사고 모드'에 코딩 프롬프트를 입력하자 순식간에 콘솔 게임이 만들어졌다. 아울러 시장 점유율, 건전성 지표, 글로벌 인사이트, 데이터 사이언스, 브랜드 지수 등 원하는 키워드와 시간대를 설정해 '예약된 작업'을 수행하는 노하우도 공유했다. 예를 들어 아침 7시에 특정 키워드에 대한 브리핑을 설정해두면, 출근 전 AI가 필요한 정보만 요약해 전달해 주는 방식이다.


김 CRO는 "예약 기능만 잘 활용해도 특정 뉴스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며 "리더들이 이러한 정보를 매일 아침 수집해 숙지하고 출근한다면, 팀원들에게 더욱 명확하고 통찰력 있는 지시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로 강화되는 소통… '창의성 존중' 조직문화 확산

10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커머셜 본사 사옥에서 열린 거대언어모델(LLM) 교육에서 김수인 엘리스그룹 최고연구책임자(CRO) 수업을 듣고 있는 현대카드·커머셜 팀장급 이상 임직원들. 문채석 기자

10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커머셜 본사 사옥에서 열린 거대언어모델(LLM) 교육에서 김수인 엘리스그룹 최고연구책임자(CRO) 수업을 듣고 있는 현대카드·커머셜 팀장급 이상 임직원들. 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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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진행된 네 시간 동안 자리를 뜨는 수강생은 없었다. 리더들은 게임, 소논문, 뉴스 브리핑 설정 등 각자 관심 있는 분야의 결과물을 바이브 코딩 방식으로 자유롭게 생성했다. 수강생들은 옆 동료와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며 신용판매 데이터 기반 리스크 분석, 인사관리(HR) 어시스턴트 챗봇 제작 등 각자의 업무에 맞춘 프롬프트를 설계했다.


한 수강생은 강사의 프롬프트를 따라 실습하며 "이렇게 빨리 결과물이 나온다니 놀랍다"며 "실무진과 협업할 때 바로 활용해보고 싶다"고 동료와 소감을 나눴다.


이번 교육의 핵심은 개인의 역량 강화를 넘어 AI를 통한 시너지 창출과 후배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 현대카드는 그간 'M시리즈', '더 블랙' 등 히트 상품의 등장과 애플페이 최초 도입 등으로 혁신적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교육에 참여한 리더들 역시 개인의 성과보다는 조직 내 협업 효율을 높이는 방안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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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강생은 "'엔비디아에선 개발자가 직접 코딩하면 페널티를 주고, AI로 구조(아키텍처)를 설계하도록 교육한다'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며 "재무·마케팅·기획 등 직무와 관계없이 AI 활용 능력을 갖추게 되면, IT 역량이 뛰어난 후배들의 아이디어를 더 깊이 이해하고 명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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