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중심 분원 설립 확산
빅5 병원만 2400병상 추가
"지방 의료 인력 이동 활발해질 것"

정부가 병상 과잉 공급을 억제하기 위해 수도권 병상수급관리계획을 시행하는 가운데 대학병원 분원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고려대의료원이 경기 화성 동탄에 제4병원 건립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한 의료 인프라 확장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1일 병원계에 따르면 고려대의료원은 경기 화성시 봉담읍 일대에 약 700병상 규모의 '제4고대병원' 건립을 본격화한다. 개원 목표는 2035년이다. 회복기 재활병원과 노인복지주택, 주거시설 등이 결합된 복합 의료캠퍼스 형태로 조성될 계획이다.

병상 규제에도…수도권 대학병원 '4300병상' 분원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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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대학병원 분원 설립 사업이 활발하다. 서울대병원은 2029년 개원을 목표로 경기 시흥 배곧지구에 800병상 규모의 시흥배곧서울대병원을 건립 중이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는 서울아산병원이 2029년 개원을 목표로 800병상 규모 상급종합병원인 서울아산병원청라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도 인천 송도에 800병상 규모의 송도세브란스병원을 설립해 2029년 개원할 계획이다. 김포에서는 인하대병원이 약 700병상 규모 대학병원 설립을 추진 중이며 한양대병원도 경기 안산 지역에 약 500병상 규모 분원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의료 인프라 확충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돼 348병상 규모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추진되거나 검토 중인 분원 사업을 합치면 수도권 대학병원 신규 병상은 약 4300개에 이른다. 5년 이내에 환자 흡인력이 높은 '빅5' 병원 분원 3곳에서만 2400병상이 공급된다.

정부는 병상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 지난해 병상수급관리계획을 시행하고 의료기관 개설 시 지자체 의료기관개설위원회 심의를 의무화했다. 다만 병상수급관리계획에서도 일부 지역은 추가 병상 공급이 가능한 권역으로 분류돼 있어 대학병원 확장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의료 인력과 병상 등 의료 자원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국 요양기관 허가 병상 수는 2019년 70만3468병상에서 2022년 72만4212병상으로 증가한 뒤 다시 감소해 2024년 70만4388병상 수준에서 정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과 경기 지역 병상은 여전히 전국의 약 3분의 1 수준을 차지하며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는 신도시 지역의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병원 분원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수도권이라고 해도 외곽 신도시의 경우 대형 의료기관이 부족해 종합병원이 응급의료를 사실상 전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인구 증가 속도에 비해 의료 인프라 확충이 뒤따르지 못한 지역에서는 대형 병원 설립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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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형병원 분원 확대가 지방 의료 인력 유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방 국립대병원의 한 교수는 "의대 증원 논란 이후 대학병원 교수들의 이탈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지방 상급종합병원 교수들이 수도권 대학병원으로, 또 경기권 대학병원에서도 서울의 더 규모가 큰 대학병원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수도권에 신규 대학병원이 늘어나면 지방에서 근무하던 교수들의 이동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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