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 심사부 구성 등 실무 준비 완료
"법원과 상하관계 아냐…판결 '취소'만"

헌법재판소가 사법부 최종심인 대법원 확정판결조차 헌재의 심판대에 오르게 되면서 제기된 '4심제 전락' 등 우려에 대해 선을 그으며 기본권 보호 기능을 강조했다.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판소원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판소원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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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별관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판소원 제도 도입 취지와 준비 상황을 설명하며 "이른바 '4심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손 처장은 "헌법소원은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입법·행정·사법 국가권력이 헌법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며 "그러나 가장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법원 재판에 대해서는 감시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과 헌재의 효율적 협업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 심급제도는 보다 신중하고, 재판소원은 보다 촘촘한 기본권 보장 체계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재는 재판소원 시행을 앞두고 지난 3일 재판관 회의를 열어 사건번호, 배당 방식, 전자적 처리 방식 등을 논의했다. 재판소원의 사건 번호는 기존 헌법소원 사건과 동일하게 '헌마'를 사용하기로 했다.


재판소원 사건 전담 파견 심사부도 꾸렸다. 심사부는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헌재 연구관 8명으로 구성됐다.


사무처 차원의 행정 준비도 진행 중이다. 헌재는 지난주 10여명 규모의 행정준비단을 발족해 재판소원 제도 운용에 대비한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절차적으로는 헌재 실행 규칙과 배당 내규 등 즉시 개정이 필요한 규정을 우선 정비하고 있다. 재판소원 사건의 기재 사항과 첨부 서류 등을 추가한 헌재 심판 규칙 개정도 법안 공포 시점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다.


전자 접수를 위한 시스템 구축은 이미 마친 상태다. 헌재 홈페이지에 재판소원 청구 방법과 청구서 기재 사항 등을 안내하고, 전화·방문 상담에 대비해 안내 리플릿도 제작해 비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헌재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심판 사건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예산 당국과 연구관 인력 확충, 예산 확보를 협의 중이다.


법원·검찰과의 협조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헌재는 "헌재법 32조에 따라 재판소원 심리에 필요한 경우 법원에 기록 송부나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면서 관련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헌재가 대법원 위에 군림하는 옥상옥이 될 것이란 우려도 선을 그었다. 헌재가 사실관계를 다시 따지는 하급심이 아니라 헌법 위반 여부만 살피는 '헌법심'이라는 취지다. 헌재는 재판소원 인용 시 대법원처럼 하급심 법원에 '파기환송'이나 '파기자판'을 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법원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해당 재판을 단지 '취소'만 하며, 원심법원은 헌재 결정의 기속력과 기존 소송법 절차에 따라 스스로 다시 재판할 의무를 지게 된다. 상하 관계가 아닌 상호 존중과 견제의 헌법 통제라는 설명이다.


재판 취소로 인해 이미 재혼한 사람의 이혼 판결이 무효가 돼 '이중 혼인'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 등에 대해서도 "재판소원으로 완전히 새롭게 발생하는 법적 쟁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도 법원의 재심 과정에서 이혼이나 경매가 취소되는 사례가 존재하며, 이는 법원의 기존 판례와 사법 시스템 내에서 충분히 정리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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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재판소원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이번 주 공포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되면 사법부 최종심인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이라도 기본권 침해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헌재가 이를 취소할 수 있게 된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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