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하태경 "AI 자회사 5월 출범…수강료 코인 결제 빗썸도 추가"
보험연수원 AI 자회사 5월 출범 추진
스테이블코인 수강료 결제, 내달부터 빗썸서도 가능
중국 자동차보험 AI 혁신 사례 주목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험산업의 혁신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24년 보험연수원장 취임 일성에서부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 이르기까지 그는 줄곧 보험연수원에 AI를 이식하는 과제를 핵심 화두로 제시해 왔다. 보험 교육기관에 머물러 있던 보험연수원을 AI 기반 교육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구상을 현실로 옮기기 위한 첫 단계가 바로 AI 자회사 설립이다. 하 원장은 1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5월까지 AI 자회사 설립을 마무리 짓겠다"며 "자회사 비즈니스와 관련한 1차 설명회를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회사 주력 사업은 AI 코칭·LMS…B2B 판매로 수익 다각화할 것
그는 출범을 앞둔 AI 자회사의 핵심사업으로 AI 코칭과 AI 기반 학습관리시스템(LMS)을 꼽았다. AI 기술을 활용해 보험 교육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교육 솔루션을 외부에 판매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 원장은 "보험설계사에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인력까지 포함하면 약 60만명에 이른다"며 "AI가 강사처럼 설계사와 대화하며 실제 영업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진행하는 모델은 신입 설계사들의 영업 역량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핵심 사업은 AI 기반 학습관리시스템(LMS)이다. 현재 보험연수원의 수익 대부분은 사이버 교육에서 나온다. 전체 매출의 약 65%가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통해 창출된다. 그러나 현재 교육 콘텐츠는 동영상 중심이다. 하 원장은 여기에 AI 보조 기능을 접목해 학습 효율을 높이겠다고 했다. 그는 "학습 중 이해되지 않는 용어나 개념이 나오면 AI가 바로 답을 제공하고, 다시 듣고 싶은 부분은 키워드 검색을 통해 바로 이동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AI 기반 LMS를 향후 AI 학습경험플랫폼(LXP) 형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연수원은 내부 교육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AI LXP 기반으로 전환하는 한편 AI 자회사를 통해 AI LXP 패키지 솔루션을 기업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하 원장은 "1차 타깃은 대형 보험사"라며 "이후 교육기관과 대학, 공공기관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연수원 시험 출제 시스템 역시 AI 기반으로 전환한다. 현재 보험심사역 자격시험은 출제위원과 감수위원이 문제를 만든다. 이 출제 과정을 AI로 전환할 계획이다. 하 원장은 "AI 출제 시스템이 거의 완성 단계에 있다"며 "연내에는 100% AI가 출제하는 시험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선전서 목격한 보험·AI 결합 시너지…자동차보험에서 가장 커
하 원장은 크립토에도 관심이 크다. 그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크립토 중심의 신금융 교육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보험권을 넘어 금융권 전반의 AI·크립토 혁신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그의 이 같은 구상은 스테이블코인 수강료 결제 시범사업으로 현실화됐다. 보험연수원은 지난달 '제2기 크립토 리터러시 과정' 수강 신청 시 스테이블코인(USDT·USDC)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는 이번 시험 운영을 통해 결제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인한 만큼 향후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 원장은 "수강료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받으면 카드 결제보다 수수료가 훨씬 저렴하다"며 "현재는 업비트 지갑을 통해서만 결제가 가능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빗썸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개인 지갑에서 보험연수원 지갑으로 직접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 경우 거래소 지갑을 거치는 과정에서 매번 신원 확인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보험과 AI 결합의 시너지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분야로 자동차보험을 꼽았다. 지난해 말 보험업계 임직원과 함께 찾은 중국 선전에서 이를 직접 목도했다. 한국에서는 자동차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금 산정부터 차량 수리까지 통상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사고 조사와 수리비 산정, 보험금 지급 절차가 단계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 손상 사진을 촬영해 AI 애플리케이션에 업로드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수리비와 보험금 규모를 산정한다. 이 과정은 길어야 한 시간 안에 마무리됐다. 하 원장은 이러한 사례를 통해 보험 산업에서도 AI 기술이 소비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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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는 보험 정책 논의에서 소비자 보호만큼 중요한 것이 소비자의 선택권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역시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하 원장은 "중국은 간편보험 상품 출시가 신고제로 운영되는 덕분에 다양한 상품이 빠르게 시장에 나올 수 있다"며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소비자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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