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서 요구불예금 일주일새 5.7조원 빠져
마통 잔액 증가폭 2022년 빚투열풍 이후 최대
예금 금리 올리고 고금리 특판 상품 출시로 맞불

최근 주요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줄고,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사태로 인해 코스피 5000선·코스닥 1000선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투자는 오히려 늘면서 나타난 역설적인 현상으로 해석된다. 은행들도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고금리 특판상품을 출시하는 등 수신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통장서 돈 빼고·마통 뚫고'…증시 급등락에 머니무브 가속화

'롤러코스피' 올라타려고 예금 빼고 마통 뚫었다… 은행권, 수신방어 총력[금융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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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요구불예금은 지난 6일 기준 679조155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684조8604억원) 대비 5조7052억원 감소한 수치다.

투자 대기자금으로 쌓아둔 돈을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자 주식시장에 투입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6347.41까지 도약했던 2월27일 기준 요구불예금은 지난 1월 말 대비 33조3225억원 늘었다. 지난달 28일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전쟁 확산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지난 9일 코스피 지수가 500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매수를 늘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예금, 보험 약관대출 등을 동원해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가지고 문의하는 고객들이 제법 많다"며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전혀 하지 않는 고객들을 제외하고는 무리하게 주식 투자 추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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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내어 투자하는 '빚투' 양상도 뚜렷하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달 27일 기준 39조4249억원에서 지난 6일 40조8151억원으로 1조3902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매일 수백억 원씩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잔액 규모는 역대 월말과 비교해 2022년 12월 말(42조546억원) 이후 3년2개월여 만의 최대치다. 증가 폭도 월간 기준 부동산 영끌·코인 빚투가 한창이던 2020년 11월(2조1263억원 증가) 이후 가장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0조원대로 떨어졌다가 이란 사태에 저가 매수를 노리는 수요로 최근 급증한 것"이라며 "아직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금 금리 인상·특판 적금 출시…시중은행도 수신 확보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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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의 증시 이탈과 인터넷 은행으로의 유출에 위기감을 느낀 시중은행들은 수신 경쟁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3일 'NH올원e예금' 기본금리를 3.05%로 0.15%포인트 인상했고,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각각 2.90%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은행 역시 2.90%로 금리를 올렸다.


고금리 특판 적금 경쟁도 치열하다. 우리은행은 미션 성과에 따라 최고 연 10%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빙고 적금'을, 신한은행은 게임 요소를 접목해 최고 연 20%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오락실 적금'을 선보였다.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의 'JB슈퍼씨드 적금'은 최고 13%의 이자를 제공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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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관계자는 "시장 실세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자금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며 "주거래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기 위한 상품 개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임박 발언에 유가가 안정되며 코스피 지수도 장 초반 급반등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4.7원 내린 1470.8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6.3.10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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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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