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중동發 위기에 '조기 추경' 시사
李대통령, 국무회의 주재…"소비자 직접 지원하려면 추경해야"
"재정지원·소상공인 지원 위해선 추가 재정 필요"
양극화 완화 위한 차등 지원 방안도 적극 검토 지시
석유 '최고가격제' '유류세 인하' 등 신속 집행 당부
주한미군 무기 반출 논란엔 "대북 억지 전략, 장애 안 생겨"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중동 위기 대응을 위해 "조기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가 상승이 실물경제 위기로 번지는 상황을 막으려면 재정을 더 확보해 피해 계층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이 대통령은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차등적으로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중동 위기에 '조기 추경 편성' 가시화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재정지원이나 소상공인을 지원하려면 추가 재정이 필요하지 않느냐"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추경 요구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존 예산을 가지고는 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다시 이 대통령이 "세수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지 않느냐"라고 질문하자 구 부총리는 "적절한 규모로는 국채발행 없이 할 수 있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생산원가가 올라갈 경우 경제적 부담이 크니까 재정을 투입해 일시적 조정이 필요하다"며 "이때 위기 상황이 도래하면 어려운 사람은 더 어려워지고 상위계층은 더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률적으로 유류세 부담을 줄이면 이 경향을 제어하지 못한다"며 "차라리 유류세를 깎아주는 만큼의 재원으로 서민이나 어려운 소비계층을 타깃 지원하면 양극화를 저지·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양극화 완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똑같은 재원이라면 차등적으로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소비자를 직접 지원하려면 추경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소비자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 양극화 방지에 더 효과적인데, 이를 시행하려면 막대한 재원이 드니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추경 조기 편성은 한층 가시화된 모양새다. 올해 이 대통령은 문화예술 지원 부족 등을 꼬집으며 추경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청와대는 "원론적 취지"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해왔다. 하지만 중동 상황이 악화하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추경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李대통령 "민생 부담 실질적으로 덜 정책 발굴하라"
그러면서 민생현장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신속하게 집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외부충격이 민생과 경제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모든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겠다"며 "석유 최고가격제 집행, 에너지 세제 조정과 소비자 직접 지원을 포함해 추가적 금융 재정 지원도 속도감 있게 검토해달라"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 요인을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렵지만 다양한 정책 수단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국민경제에 가해지는 압박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충실한 공직자의 역할도 재차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가 닥쳤을 때 제대로 이겨내지 못하는 것은 무능한 것"이라며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기회로 만드는 게 진짜 실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런 말이 있는 것처럼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잘 분석하고 수용하고, 그 속에서 기회 요인을 극대화하면 오히려 나은 상황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국무위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과거 어느 때보다 절박하게, 충실하게, 최선을 다하면 지금의 상황을 더 나은 상황으로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세기 추가 투입을 포함해 군용기 활용 등 재외 국민 안전을 위한 대책에도 속도를 더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안전하게 대피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 달라"라며 "전세기와 군용기 활용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재외 국민들이) 육로로 안전한 인접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서둘러 달라"라고 주문했다.
주한미군 방공무기 반출에…李 "대북 억지에 장애 없다"
최근 주한미군의 방공무기 일부 국외 반출 논란과 관련해 "정부는 주한미군이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 전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일부 방공무기 반출에는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면서도 "우리 뜻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그로 인해 우리의 대북 억지 전략에 심각한 장애가 생기느냐고 묻는다면 전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한국의 국방비 지출이 북한의 연간 국내총생산(GDP)보다 1.4배 많고, 국제기구 평가상 군사력도 세계 5위 수준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재래식 전투 역량은 북한을 압도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방위는 국가 단위로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외부 지원에 기대기보다 최악의 상황에도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주국방 역량을 충실히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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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통령은 기업들의 부정행위에 대해 "실제로 회사가 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정담합, 불공정 행위, 과점, 독점, 지위 남용으로 피해를 입히면 엄청난 과징금이 부과된다. 거기다 10% 포상금이 주어지면 신고를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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