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압박은 지속…종전 전략 언급 없어
"모즈타바 부적절…내부 인사 보고싶어"
"일부 석유 제재 면제"…푸틴과 논의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단기적 군사 행동"이라며 "곧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강경파 차기 지도자 선출에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던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란에 '무조건 항복'을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이같이 말한 것으로 보이나 구체적인 종전 출구전략을 내놓지는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도럴 리조트'에서 진행한 연설과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우리는 중동에 잠시 들러 악을 제거하려 했다. 여러분도 알게 되겠지만, 이는 단기적인 방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진행한 CBS 인터뷰에서 "전쟁은 마무리 수순"이라고 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도럴 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이슈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도럴 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이슈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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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등 시설 5000개를 타격한 성과를 과시하며 "이란의 모든 세력을 완전히 소탕했다"고 주장했으나 당장 종전을 얘기하기는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 이미 이겼지만, 충분히 이기지 않았다"며 "적이 완전히, 그리고 결정적으로 패배할 때까지 (공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종전 전략이나 향후 계획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전, 미 국방부 신속대응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이제 막 싸움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전날 CBS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두 가지 입장을 동시에 취하려 하고 있다"며 "모호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엇갈린 전망 발표는 조기 종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고공행진 중인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면서, 이란에 대한 압박 강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된 것에 관해 "실망스럽다"고 답했다. 이어 "그 선택은 결국 이란에 동일한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테러 정권이 세계를 인질로 잡고 국제 석유 공급을 차단하려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신들은 모즈타바가 강경파로 이란이 결사항전에 나설 것이고 장기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유가 달래기 나선 트럼프…"이란 전쟁 단기적" 원본보기 아이콘

트럼프 대통령은 모즈타바에 대한 암살 계획 여부에 관해 "부적절하다"며 두 차례 답변을 피했다. 이스라엘이 모즈타바를 암살 표적으로 삼았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과 대조된다. 차기 이란 지도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인물은 거론하지 않았으나 베네수엘라 사례를 언급하며 "내부 출신 인사를 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국영방송에서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건 (미국이 아닌) 우리"라며 강경한 입장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급등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해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일축하며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종식할 것이며, 그 결과 미국 가정의 석유 및 가스 가격이 인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가 인하를 위해 "일부 석유 관련 제재를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떤 제재를 해제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현재 미국이 가장 강도 높게 제재하는 산유국은 이란과 러시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그가 이란 사태 관련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유가 급등 해결책을 논의했거나, 이란에 중동의 미군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러시아에 지원 중단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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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이유가 없었다는 민주당 일각의 비판을 일축했다. 그는 "그들은 일주일 안에 우리를 공격할 것이 분명했다. 100% 준비가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이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에게 '우리는 계속 핵무기를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이 전날 의회 보좌관을 상대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란이 미국에 대한 선제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을 정보당국이 포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고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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