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3만6855달러…대만·日에 추월당했다(종합)
1인당 GNI 3만6855달러…고환율에 3년째 3.6만달러 선
반도체 호황 수혜 대만·기준년 개편 일본에 추월
인구 5000만 국가 중 세계 7위 추정
작년 4분기 실질 GDP 0.2% 감소…속보치比 개선
올해 1분기 플러스 전환 전망 "중동사태 장기화 여부 크게 좌우"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6855달러를 기록했다. 고환율 영향 등으로 달러 기준 전년 대비 소폭 상승에 그치며 3년 연속 3만6000달러대에 머물렀다. 이에 반도체 호황 수혜가 컸던 대만과 최근 기준년을 개편하며 경제 규모가 커진 일본에 추월당했다.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기준으로는 세계 7위 수준으로 추정된다. 환율 영향을 배제할 경우 내년 1인당 4만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있으나, 환율 변수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0.2%로 지난 1월 발표한 속보치 대비 소폭 개선됐고, 연간 경제성장률은 1.0%로 속보치와 같았다.
1인당 GNI 3만6855달러…인구 5000만 국가 중 세계 7위 추정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6855달러로 집계됐다. 2024년 3만6745달러보다 0.3% 늘며 3년 연속 증가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5241만6000원으로 4.6% 늘었다. 1인당 GNI는 한 해 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것으로 국민 생활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4년(3만798달러) 처음 3만달러 시대를 연 후 2021년 3만7898달러까지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2022년 환율이 급등하며 3만5229달러까지 떨어졌고, 2023년 3만6000달러(3만6195달러)를 회복한 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며 3년째 3만60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김화용 한은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부장은 "지난해 1인당 GNI는 원화 기준 4.6% 증가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했으나, 환율이 우리 경제 펀더멘털보다 수급 영역에서 크게 상승해 4.3% 오르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2.0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NI는 대만과 일본에 추월당했다. 지난해 대만은 1인당 GNI 4만585달러를 기록했다. IT 제조업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3배가량 높은 대만은 지난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혜택을 크게 받았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기준년을 개편하면서 경제 규모가 확대된 데 따른 영향을 받아 지난해 3만8000달러 초반대를 기록했다. 대만과 일본의 통화가치 절상(환율 하락) 역시 달러 기준 1인당 GNI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김 부장은 "대만과 일본의 연평균 환율은 전년 대비 각각 2.9%, 1.3% 하락했다"며 "환율 하락에 따른 달러 기준 증가 효과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NI는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7위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2024년 6위보다 한 계단 물러난 순위다. 김 부장은 "현재 공식 순위는 최근 유엔(UN)에서 발표한 2024년 기준 1인당 GNI로,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다음으로 6위를 기록했다"며 "지난해 역시 이들 국가에, 기준년을 개편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앞선 정도에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달성하는 시기는 '환율 효과'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김 부장은 "2014년 3만달러 달성 후 명목 증가율이 4.4% 정도 되는데, 환율 영향이 '0'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적용하면 2027년에는 4만달러를 넘게 된다"며 "환율 영향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실질 GNI는 전년 2.2% 증가, GDP 성장률을 큰 폭 상회했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32조3000억원에서 39조5000억원으로 증가했고,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 무역 손실이 51조9000억원에서 32조7000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0.2%…속보치比 소폭 상향 수정
우리나라의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잠정치·전 분기 대비)은 -0.2%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지난 1월 발표한 속보치(-0.3%)보다 0.1%포인트 오른 수치다. 속보치를 낼 때 이용하지 못했던 연말 산업활동동향, 국제수지 등 일부 실적을 반영한 결과 정부소비(0.7%포인트)와 건설투자(0.4%포인트), 수출(0.4%포인트)이 상향 수정된 영향이다.
경제 활동별로 제조업은 운송장비와 기계 및 장비 등이 줄어 전기 대비 1.5% 감소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 토목건설 모두 줄며 4.5%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줄었으나 금융 및 보험업,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어 0.6% 증가했다.
지출 항목별로 민간소비는 승용차 등 재화 소비가 줄었으나 의료 등 서비스 소비가 늘며 전기 대비 0.3%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크게 늘며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1.3%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건설 감소 영향으로 3.5% 감소했으나 반도체 공장 건설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척되며 감소 폭은 지난 1월 속보치(-3.9%) 대비 축소됐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자동차와 기계 및 장비를 중심으로 1.7% 감소했고, 수입은 천연가스와 자동차 등이 줄며 1.5% 줄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실질 GDP는 전년 대비 1.0% 성장해 지난 1월 속보치와 동일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서비스업이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건설업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제조업은 증가 폭이 축소됐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설비투자는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건설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수출 증가 폭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GDP디플레이터는 2024년보다 3.1% 상승했다. 직전 해 4.1%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했다. 다만 2020년 이후 평균이 2.1%인 것을 비교하면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수출입 등까지 포함한 전반적 물가 수준이 반영된 거시경제지표다.
올해 1분기에는 성장률이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동 사태의 장기화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봤다. 김 부장은 "1분기 성장률은 민간소비와 반도체 수출의 양호한 흐름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올해 들어 2월까지 개인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4분기보다 개선됐고, 통관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31%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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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는 "지난달 말부터 중동 상황이 크게 악화하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돼 성장과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각국의 대응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구체적 영향을 가늠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나, 장기화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 정부 예상대로 사태가 조기 종료된다면 올해 성장률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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