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 원유 제재 완화 검토…시장선 호르무즈 뚫려야
국제유가 일시적 하락
120달러 근접했다가 80달러대 회귀
기대감 속 호르무즈 통과 아직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조기 종전' 발언에 9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80달러대로 회귀했다. 직전일 100달러 선을 넘어 120달러까지 넘본 유가가 급락하자 미 증시가 반색했다. 시장에서 '이란이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는 낙관론이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로 국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은 시장 개선의 '선결 조건'으로 꼽힌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10일 오전 8시20분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 5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1.49% 오른 90.3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7.06% 내린 88.11달러를 기록 중이다. WTI는 직전 거래일 배럴당 100달러선을 뚫고 올라가 거의 4년 만에 최고치인 120달러에 육박했다.
간밤 뉴욕 증시도 고유가에 대한 불안감과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들의 전략 비축유 방출 논의 기대감이 뒤섞인 가운데 하락 출발했으나 장 마감 직전 상승 반전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0% 오른 4만7740.8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83%, 나스닥지수는 1.38% 상승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BS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은 예정보다 훨씬 앞서 진행되고 있다"며 "사실상 거의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상당히 그렇다(very complete, pretty much)"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미 플로리다주 소재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도 이란과의 전쟁을 "외도"라고 표현하며 "단기간(short term)의 외도가 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시작된 후 처음 가진 기자회견이라고 NPR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제 원유 수송로인 이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선박들이 현재 통과하고 있다면서 "이를 장악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한 척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우디 원유 100만배럴을 실은 그리스 운영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인도로 향한 것이 거의 유일한 사례라고 한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석유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일부 석유 관련 제재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6일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허용키로 했다며 "다른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쟁이 매우 빠르게 종식되고 유가가 급락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고 원유 이동이 재개된다면 가장 큰 우려는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이란이 더 이상 전쟁을 지속할 능력이 없다고 믿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입장에서 유가를 낮추기 위해 쓸 수 있는 가용수단은 제한적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짚었다. 이중 하나인 전략비축유 방출을 두고 G7 재무장관들이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배석한 가운데 논의했지만, 각국은 당분간 공동방출안은 보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비축유를 방출한 것을 비판한 바 있다.
미국이 자국의 원유 수출을 줄이거나 러시아산 원유 임시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 정유 공장들이 더 저렴한 여름철용 휘발유 혼합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 역시 현실적으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내놨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했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을 위한 200억달러 규모의 정부 보증 프로그램 역시 효과가 제한적이란 평가다.
한편, 일각에서는 고유가 상황 장기화 속에서 고용 악화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도 조심스레 관측되고 있다.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부진했던 상황에서 향후 발표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지표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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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카스파 헨세는 이 매체에 "1970년대와 같은 시나리오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하고 유가가 훨씬 더 크게 상승하면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모든 자산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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