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한 유가에 치솟은 국고채 금리…3년물 3.42%(종합)
기준금리와 스프레드 '레고사태' 후 최대
국제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9일 서울 채권시장도 일제히 출렁였다. 시장금리의 지표 역할을 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약 21개월만의 최고치로 치솟았고, 한국은행 기준금리(2.5%)와의 스프레드 역시 2022년11월 레고사태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9.3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420%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24년6월 이후 최고치다. 장중 한때 3년물 금리 상승폭은 20bp를 웃돌기도 했다. 같은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739%로 12.3bp 뛰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그만큼 채권 가격이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국고채 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2.5%) 간 스프레드는 92bp로 무려 1%포인트에 육박한다. 앞서 2월 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당일 이창용 총재가 "기준금리 대비 국고채 3년물 스프레드가 과도한 수준"이라며 구체적으로 '60bp'를 언급했을 때보다 훨씬 더 벌어졌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직후 급등했다 다시 안정세를 찾았던 채권시장이 결국 우려했던 에너지 변수로 패닉장에 빠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둘러싼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선 것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며 채권시장 직격탄이 됐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7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채권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 가능성을 선반영한 것이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고 3년 3.4%는 기준금리 대비 90bp로 당장 다음 회의에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레벨"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공급 충격에 인상으로 대응할 경우 내수 침체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되므로, 한은이 당장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달러당 1500원대에 근접한 고환율 역시 채권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는 데다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도 높이는 요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 대비 19.1원 상승한 1495.5원을 기록했다. 당장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내 1500원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주가 이란 사태 장기화 여부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유가가 추가로 급등할 경우 달러·원 환율이 1500원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국고채 금리가 폭등하자 이날 당국은 개입에 나선 상태다. 재정당국의 구두 개입에 이어 한은 역시 장 마감 후 10일 3년물, 5년물, 10년물 3조원치를 단순 매입하기로 했다. 코스피 폭락, 환율 급등, 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 안정화를 위해 예상됐던 수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개입으로 향후 금리 추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일단 오늘 밤 국제유가 추이를 살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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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연구원은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비축유 방출 등을 통해 공급 충격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다. 국고 3년은 추가 급등보다 안정이 예상된다"며 상반기 3.2%, 하반기 3.0% 전망을 제시했다. 다만 그는 "이란 사태 불확실성과 극심한 변동성을 고려해 금리 급등에도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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