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롯데몰 은평점 '무신사 아울렛' 매장 가보니
최대 80% 할인…패션 플랫폼의 오프라인 도전
개점 나흘 만에 3억원 매출
4500개 브랜드 참여 아울렛

"가격이 많이 할인돼 마음에 드는 옷을 여러 벌 고르기 좋네요."


9일 오전 서울 롯데몰 은평점 지하 1층. 지난 5일 문을 연 '무신사 아울렛' 매장에서는 고객들이 옷을 고른 뒤 상품 택에 붙은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며 가격을 확인하고 있었다. 월요일 오전부터 친구와 함께 매장을 찾은 20대 고객은 중고 의류 코너에서 옷 상태를 꼼꼼히 살펴본 뒤 구매를 결정했다.

9일 오전 서울 롯데몰 은평점 1층에 위치한 무신사 아울렛 모습. 월요일 이른 시간에도 매장 안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쇼핑을 하러 찾았다. 한예주 기자

9일 오전 서울 롯데몰 은평점 1층에 위치한 무신사 아울렛 모습. 월요일 이른 시간에도 매장 안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쇼핑을 하러 찾았다. 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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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무신사가 처음 선보인 오프라인 아울렛 매장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연결된 롯데몰 은평점 지하 1층에 1573㎡(약 476평) 규모로 들어섰다. 매장은 강렬한 빨간색 인테리어로 꾸며졌으며 '무신사 유즈드', '무신사 걸즈', '무신사 영', '무신사 부티크', '무신사 백 앤 캡(Bar&Cap)' 등 플랫폼 브랜드 상품이 진열돼 있다. 아울렛 매장답게 전 상품군을 최대 80% 아울렛 할인가로 판매하고 있었다.


개점 직후부터 반응도 뜨겁다. 무신사에 따르면 개점 당일 약 200명의 고객이 몰렸고, 둘째 날 오전에도 100여 명이 '오픈런'에 나섰다. 개점 이후 나흘간 방문객은 4만4000여 명, 누적 거래액은 3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무신사 부티크' 코너에서는 프라다, 톰브라운 등 명품 브랜드들의 제품이 진열돼 있다. 한예주 기자

'무신사 부티크' 코너에서는 프라다, 톰브라운 등 명품 브랜드들의 제품이 진열돼 있다. 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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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패턴도 특징적이다. 1인당 평균 구매 금액은 9만~10만원 수준으로 고객들이 한 번 방문해 3개 이상의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아울렛 특성상 할인율이 높아 객단가가 낮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고객층 역시 예상보다 넓었다. 주요 타깃인 10·20대뿐 아니라 자녀와 함께 매장을 찾은 40·50대 가족 단위 고객도 적지 않았다. 롯데몰 은평점이 위치한 서울 서북권은 3040대 가족 고객 비중이 높은 주거 상권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아울렛 매장이 젊은 소비자뿐 아니라 가족 고객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입지 전략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무신사 유즈드' 코너에서 판매 중인 산드로 니트. 상품 택의 QR코드를 스캔하면 무신사 앱과 연동돼 가격과 재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한예주 기자

'무신사 유즈드' 코너에서 판매 중인 산드로 니트. 상품 택의 QR코드를 스캔하면 무신사 앱과 연동돼 가격과 재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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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는 특히 중고 패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 코너에 관심이 집중됐다. 무신사가 수거·케어·등록·배송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서비스로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장에는 'A+' 등급 이상의 상품만 진열됐으며 개점 이후 나흘간 판매량이 2300건을 넘어섰다. 실제 기자가 방문한 이날 현장에는 기존 30~50만원 가격대를 유지하는 산드로의 풀오버 니트가 50% 넘게 할인된 15만2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번 매장은 온라인 쇼핑 경험을 오프라인에 접목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도 적용됐다. 상품 택의 QR코드를 스캔하면 무신사 앱과 연동돼 할인 가격과 재고 현황을 확인할 수 있으며 매장에서 본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배송받는 것도 가능하다. 가격 역시 온라인 무신사 아울렛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앱 사용에 익숙한 10·20대 고객 경험을 유지하면서,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확인한 뒤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이탈'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매장 중앙에는 3월 한 달 동안 운영되는 '스페셜 프라이스 존'도 마련됐다. 일부 상품을 1만9900원, 2만9900원 등 균일가로 판매하는 행사로, 할인율은 최대 80% 이상이다. 한예주 기자

매장 중앙에는 3월 한 달 동안 운영되는 '스페셜 프라이스 존'도 마련됐다. 일부 상품을 1만9900원, 2만9900원 등 균일가로 판매하는 행사로, 할인율은 최대 80% 이상이다. 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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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가 오프라인 아울렛을 선보인 배경에는 패션 플랫폼의 구조적 과제인 재고 문제도 있다. 2022년 출범한 무신사 아울렛에는 현재 약 4500개 브랜드가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1~2월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그러나 온라인 기반 브랜드는 시즌이 지난 상품을 할인 행사만으로 소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무신사 관계자는 "단독 스토어를 내기 어려운 브랜드들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재고를 끝까지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 아울렛이 온라인 브랜드 재고를 흡수하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전통 아울렛 입점이 어려운 온라인 중심 브랜드에 새로운 판매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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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패션 플랫폼은 판매 중개 역할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유통 기능까지 직접 확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온라인 기반 브랜드들은 백화점·아울렛 유통망에 들어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플랫폼이 새로운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제시하면서 브랜드에도 선택지가 늘어난 사례"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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