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운 檢개혁자문위원장, '보완수사 폐지 반대' 밝히고 전격 사퇴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서 자문을 맡아온 박찬운 자문위원장(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 9일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사퇴했다. 그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완전히 폐지하자는 주장은 우리 형사사법 절차를 감내하기 어려운 혼란 속으로 밀어 넣을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보완수사 전면 폐지, 과연 감당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검찰개혁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놓고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박 위원장은 "최근 통계에 의하면 경찰이 검찰에 송치하는 사건은 연간 약 80만건"이라며 "검사는 증거의 누락 여부를 확인하고, 진술의 모순을 점검하며, 법정에서 공소유지가 가능한지를 따져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건은 많든 적든 검사의 보완수사를 거쳐 왔다"며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완의 방법으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지만, 사건에 따라서는 그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해 피해자 이의로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경우,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해자의 소리를 들어보지 않고 경찰 기록만으로 사건을 종결한다? (중략) 불송치 결정을 한 바로 그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다? 그럴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를) 금지한다면 선택지는 불완전한 기소이거나 소극적 불기소뿐"이라며 "국민이 이것을 용납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 위원장은 "직접 보완수사를 인정하는 것이 전면적 수사기관이었던 과거의 검찰로 돌아가거나 직접 수사권을 복원하자는 주장은 결코 아니"라며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공소유지를 책임지는 기관이 그 책임을 감당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실 확인 권한을 갖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완수사의 필요를 주장하는 검찰 등에 대해 여권의 과도한 비판이 쏟아지는 데 대해서도 그는 "담론의 수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검사들의 발언을 무조건 '들을 필요 없다'고 배제하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낙인이다. 그것은 개혁의 언어가 아니라 악마화의 언어"라고 일침을 놨다.
박 위원장은 "제도 설계는 감정이 아니라, 그 제도가 현실에서 감당 가능한지 따지는 이성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개혁은 분노에서 출발할 수 있다. 그러나 완성은 냉정한 판단과 책임 있는 설계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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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언론에 전한 입장문을 통해서도 "충분한 숙의와 균형 잡힌 토론보다는 감정적 접근이 앞서는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정교한 검토와 합리적 토론 없이 '개혁'이라는 이름만으로 형사사법 체계가 급격히 개편된다면, 그 부담과 위험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사퇴의 변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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