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100만대 우주데이터 선점
시장규모·독점 가능성 불확실

[논단]스페이스X 성장…머스크의 꿈과 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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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 제일의 부자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다. 블룸버그가 추계한 그의 재산은 약 6720억달러(약 973조원). 7000억달러에 가깝다. 우리 돈으로 약 1000조원이다. 이 중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비중은 미미하다. 머스크가 가진 테슬라 지분은 13%. 가치는 2000억달러 정도다. 머스크의 나머지 재산 대부분은 아직 상장되지 않은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주식에서 비롯된다. 4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오는 6월께 상장될 계획이다. 기업 가치는 최소 1조250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한다.


스페이스X의 상장 움직임을 계기로 우주 산업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우주 산업은 사실 오랫동안 '산업'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 하지만 기술적 진보, 특히 발사체 재사용 기술의 개발로 상황이 차츰 달라졌다. 현재 우주 운송 비용은 과거의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덕분에 2012년 이전까지만 해도 지구에서 우주로 쏘아 올리는 발사체 수는 한해동안 170개를 넘은 적이 없었으나, 지금은 해마다 2000개가 넘는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전 세계 상업용 우주 발사체 시장점유율 80%가량을 차지하는 등 독보적이었다. 저궤도 위성망이 세계 표준이 되고 위성이 계속 교체돼야 한다면 발사 자체만 해도 반복적 수익을 누릴 수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아직은 우주 산업이라는 게 대단한 실체가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발사체 시장에서 독보적이라고 하지만 스페이스X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50억달러에 불과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주 경제 규모는 현재 6000억달러 규모에서 2040년대에 1조달러 정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연구기관들도 비슷한 수치를 내놓는다. 앞으로 10년 이상이 지나야 시장 전체가 1조달러 규모가 되는 건데, 지금 한 기업의 가치가 1조달러를 넘는다는 게 합리적인 계산일 수 없다.


물론 머스크는 달리 생각할 것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인공지능(AI) 기업 'xAI'를 합병했다. 우주 발사에 AI 사업을 합친 것이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 상장으로 모을 자금을 차세대 로켓의 발사와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달 기지 건설 등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우주공간에 만들어질 데이터센터는 태양광을 활용해 전력을 공급하고 영하 200도 이하의 극저온으로 냉각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스타링크 사업이 핵심이다. 위성 통신 스타링크는 현재 스페이스X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세계 통신 시장 규모는 2조달러 수준이다. 아직 1000만명을 넘지 않는 광대역 위성 인터넷 가입자가 수억 명으로 늘어난다면 계산이 달라진다.

하지만 이 모든 계산은 아직 희망에 불과하다. 우주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식의 서사는 과장에 가깝다. 우주 산업의 최근 5년간 성장률은 연평균 7.6% 정도였다. 위성 100만대로 지구를 덮는 컴퓨팅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머스크의 구상은 웅장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쏘아 올린 위성의 수를 모두 합쳐야 3만개가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우주 데이터센터 사업을 선점하고 AI 판도를 바꿔놓겠다는 것도 발사 비용, 유지, 보수의 기술적 난제를 생각하면 간단치 않다. 결정적으로,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장기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시장 규모와 그를 독점할 가능성, 그에 대한 검증은 지금 불가능하다. 아마도 적지 않은 부분이 머스크의 꿈에 거는 기대에서 비롯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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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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