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0가구' 단지 등장… 서울 외곽 전세 품귀 심화
전세 매물이 한 건도 없는 전세 '0가구' 단지가 서울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관악구 공인중개사는 "젊은 세입자 수요가 많은 지역인데 전세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매물이 나오면 바로 연락해 달라며 대기를 걸어두는 세입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세 매물 실종 단지가 나오는 것은 서울 전역에서 전세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흐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악·강북 대단지 전세 매물 ‘0건’ 속출
이사철·신혼 수요 겹치며 전셋값 상승
전세 매물이 한 건도 없는 전세 '0가구' 단지가 서울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매물 자체가 줄어든데다 이사, 신혼부부들의 신혼집 수요가 맞물리면서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전세 매물을 찾지 못한 세입자들이 공인중개사무소에 대기를 걸어두고 매물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서울 매물이 사라지면서 인천 등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
10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3544가구)은 이날 기준 전세 매물이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 이사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기존 세입자들이 전세를 유지하거나 다주택자들이 실거주나 물건 매도로 전환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강북구 '꿈의숲해링턴플레이스'(1028가구)와 '꿈의숲롯데캐슬'(615가구)도 이날 기준 전세 매물 0건을 기록했다. 관악구 공인중개사는 "젊은 세입자 수요가 많은 지역인데 전세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매물이 나오면 바로 연락해 달라며 대기를 걸어두는 세입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세 매물 실종 단지가 나오는 것은 서울 전역에서 전세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흐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평균 166.83으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시장동향 설문조사를 한 것으로 100 초과 시 매수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몇 년간 신규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전셋값 상승기에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계약을 유지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곽지역 중심으로 다주택자들이 전세로 뒀던 매물을 월세로 전환하거나 매도에 나서는 사례가 늘면서 전세 공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 수급 불균형은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강북 14개 구의 전세수급지수는 178.48로 서울 평균보다 높았다. 강남 11개 구는 156.41로 조사됐다. 송파에서 전세공급이 늘어나면서 강북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수급 불균형은 전셋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연초 이후 지난 2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1.05%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0.09%)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된 수준이다.
성동구 전셋값 상승률이 1.95%로 가장 높았고 노원구 1.77%, 성북구 1.68%, 광진구 1.28%, 서대문구 1.21%, 은평구 1.05%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영등포구(0.99%), 도봉구(0.93%), 강북구(0.81%) 등 강북권 외곽 지역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권에서는 지역별 흐름이 엇갈렸다. 서초구 전셋값은 2.24% 상승하며 강남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송파구는 -0.42%로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셋값이 하락했다. 송파구의 경우 잠실르엘(1월 입주), 잠실래미안아이파크(2025년 12월) 등 신규 입주 물량의 영향으로 전세 공급이 늘어난 것이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전세 물량 부족이 특정 시기의 수요 증가 때문이라기보다 신규 입주 감소 등 구조적인 공급 축소 영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연간 약 20만 쌍이 결혼하고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최소 5만~6만 쌍의 주거 수요가 발생한다"며 "봄 이사 철과 신혼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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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세 수요가 인천 등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영선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매매시장 대출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임대시장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매수 심리가 강하게 살아난 상황은 아니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전세 수요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2일까지 인천 지역 매매가격 변동률은 0.26%로, 전년 같은 기간(-0.47%) 대비 상승 전환했다. 경기 지역 역시 0.96%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0.29%) 대비 오름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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