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위협…금감원, 은행권 소집해 외화자금 조달 긴급 점검
유가 100달러 돌파에 원·달러 환율 1490원 넘어
11일 주요 은행 외화자금 담당 부행장 소집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490원을 돌파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선다. 당국은 주요 은행 외환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외화자금 조달 여건과 자금 흐름을 정밀 진단하고 환율 추가 상승에 대비한 단계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11일 오후 은행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주요 시중은행의 외화자금 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외화자금 조달 여건과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수준이 높아진 만큼 은행권의 외화자금 시장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외화자금 조달에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지만 고환율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권에 외화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원·달러 환율 역시 1490원을 넘어섰다.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위험 회피 심리가 확대되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장중 6% 이상 하락하며 매도사이드카가 발동한 9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9일 전 거래일 대비 319.50p(5.72%) 하락한 5265.37에 코스닥은 58.19p(5.04%) 내린 1096.48에 장을 시작했다. 2026.3.9 조용준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금융당국은 현재 국내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하나은행 175.11%, 신한은행 157.6%, KB국민은행 143.4%, 우리은행 138.9%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최소 규제 기준인 8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외화 LCR은 향후 30일 동안 예상되는 외화 순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외화자산 보유 비율을 의미하는 지표로, 은행의 단기 외화 유동성 대응 능력을 보여준다. 현재 지표만 놓고 보면 일단 '달러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시장 지표 역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화를 빌려주고 달러를 조달하는 외환스와프(FX스와프) 거래 비용을 나타내는 스와프 베이시스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외화 조달 여건이 비교적 원활한 상태라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융당국은 다만 환율이 높은 수준을 장기간 이어갈 경우 은행의 외화 유동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은행들이 외화자금 조달의 주요 플레이어인 만큼 당국은 외화 유동성 지표를 실시간 점검하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 외화 유동성은 전반적으로 풍부한 상황으로 은행들의 자금 조달에도 큰 어려움은 없다"면서도 "환율 변동성이 커진 만큼 선제적으로 상황을 점검하고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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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금융당국은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사의 외화자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은행의 대출 여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늘어나는데, 이는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요인으로 작용해 대출 여력을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감원은 현재까지 이런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으로 보고 있어 당장 관련 규제를 완화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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