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하메네이 차남 최고지도자 선출…결사항전 의지 표명(종합)[미국-이란 전쟁]
혁명수비대 추대…부친보다 강경파
조기종전 물 건너가나…장기전 우려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가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미국의 압력에도, 강경파가 이란 정계와 군부를 장악하게 된 것으로, 대미 항전의지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상했던 베네수엘라식 정권 이양이 불가능해지면서 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압박에도 최고지도자 선출…혁명수비대 추대
이란 반관영매체인 파르스통신은 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인 모즈타바가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차기지도자 선출기구인 '전문가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긴박한 전쟁 상황과 적들의 직접적 위협에도 신중하고 포괄적인 심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모즈타바는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막후에서 움직여 온 이란 정계의 실력자이자 아버지 하메네이보다 대외 강경파인 인물이다. 이번 차기지도자 선출에서도 IRGC는 모즈타바를 강력히 지지했다.
그의 선출은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장기항전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바논의 베이루트 아메리칸대학 정치분석가인 라미 쿠리 박사는 알자지라방송에 "이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일종의 반항 행위와도 같다"며 "더 급진적이고 강경한 인물임을 내세운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원하는 이란의 체제붕괴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과시한 행동"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나는 5년 뒤에 (미국) 사람들이 (이란으로) 돌아와 같은 일을 또 해야 하거나, 더 나쁘게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 두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란 군부 완전 장악한 강경파 …장기 항전의지 표명
모즈타바의 집권으로 이란 정부군과 혁명수비대 모두 강경파 인사들이 통제하게 되면서 미국과의 조기 협상 가능성은 크게 약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이란군과 대미 작전을 총괄하고 있는 안보수장인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모즈타바의 집권을 축하하며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라리자니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즈타바가 부친에게 훈련받았고, 현 상황에서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라리자니 총장은 1981년부터 1988년까지 이어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IRGC에 입대해 모즈타바와 함께 전장에 복무한 경험이 있는 대표적인 대외 강경파 인사다. 현재 이스라엘이나 중동 내 미군기지에 대한 미사일·무인기(드론) 공습 작전을 이끌고 있다.
이란 정부도 미국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항전 의지를 표명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의 영구적 종결이 다가오지 않는 한 이란은 국민과 국가안보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이란은 지상전에서도 승리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모델' 안되는 이란, 초장기전 우려
이란의 차기지도부가 기존보다 더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계획했던 베네수엘라식의 친미정권으로의 권력 이양과 조기 종전은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에서 이란 내 잠재적 협상 상대로 지목했던 인사들은 이란 공습에서 사망했고, 오히려 이란의 강경세력들과 기존 권력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고위 참모들은 원래 계획했던 이란 온건파의 집권이나 협상안을 모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정보기관들의 분석결과를 종합해 작성한 기밀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규모 공격에도 성직자와 군부세력이 장악한 이란 정권이 붕괴할 가능성이 작다는 내용이 나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의 명분으로 내세운 정권교체 가능성과 배치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이란에 지상군 파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농축 우라늄 확보를 위해 지상군 투입을 고려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어느 시점에 그럴 수 있다. 이번 전쟁이 끝나면 이란의 지도가 바뀔 수 있다"며 "지금 당장은 하지 않을 것이지만 나중에는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고강도 공습에 이어 필요시 지상군 투입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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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군 투입 이후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막대한 전비를 지출해야 한다. NYT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의회에 이란과의 교전 일주일간 60억달러(약 8조969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전쟁자금 마련을 위해 공화당이 의회에 추가 예산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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