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산업계, '노란봉투법·유가·관세 압박' 3重 리스크에 신음
산업계 이란 사태에 비상 경영 체제
'엎친 데 덮친 격' 내부 갈등까지
성과급 등 충돌 속 총파업 태세
산업계가 노사 갈등, 국제 유가 상승, 미국발 관세 압박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임금 협상과 통상 환경 악화까지 겹치며 경영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원유 수입 기업과 수출 기업 등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으로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국제 유가와 환율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SK, 현대자동차그룹,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중동 10여개국에서 140개의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며 기업들은 확전 가능성과 물류 차질 등에 대비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다수 기업들은 내부 갈등까지 겪고 있다. 삼성전자의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전국삼성전자노조·삼성전자노조동행 등으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열흘간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이번 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얻어 쟁의권을 확보할 경우 노조는 5월 총파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노사는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산정 기준과 상한제 폐지를 두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현행 경제적부가가치(EVA)를 영업이익 중심으로 변경하고 연봉의 최대 50%로 설정된 지급 상한을 폐지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상한 유지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수차례 합의가 결렬되면서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노조 측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파업 불참자 명단을 관리하고 파업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강제 전배나 해고의 대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총파업이 진행되면 회사는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 상황을 맞게 되며 반도체 생산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의 적자를 버티며 메모리 수익으로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이처럼 엄중한 복합 위기 국면에서 노조가 상생이 아닌 공멸에 가까운 벼랑 끝 전술을 꺼내든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노조원들이 2020년 8월2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통상임금 소송 대법원 선고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기아차 근로자들이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김현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현대자동차 역시 노사 간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현대차지부 조합원 2만6189명은 지난해 말 법원에 통상임금 산정 범위 확대를 요구하는 소장을 접수하고 본격적인 소송에 돌입했다. 노조는 ▲주휴수당·유급휴일의 통상임금 반영 ▲정기상여금 750% 전액 반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가 이미 지난해 합의를 통해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한 바 있음에도 10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시행과 맞물려 노조의 요구 수위는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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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인해 그간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했던 '권리 분쟁' 사안이 노사 협상과 파업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됐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노조의 소송 제기가 무리한 요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현대차가 지급해야 하는 통상임금을 온전히 지급하고 있는데, 좀 무리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요구는 노사 갈등을 유발하고 기업의 비용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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