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국이 보여준 피지컬 AI 시대, 한국은 준비됐나
지난 5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은 더 이상 모바일 전시회라고 범위를 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기술들이 전시됐다. 그중에서도 참관객들의 눈길이 가장 오래 머무른 곳은 피지컬 AI 기술들을 전면에 내세운 중국 기업들이었다. 아너와 ZTE, 차이나텔레콤, 애지봇, 유니트리 등은 부스 전면에 로봇과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보이면서 구름 인파를 몰고 다녔다. 피지컬 AI가 주인공이었던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에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을 MWC에서 달래려는 것처럼 보였다.
현장에서 직접 둘러본 중국 기업들의 피지컬 AI 기술은 무섭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발전해 있었다. 아너가 선보인 최초의 이족보행 로봇은 자연스러운 걸음걸이에 더해 고난도의 춤추는 동작까지 댄서와 한 몸이 돼 보여줬다. 아너는 스마트폰에 로봇 팔 형태의 카메라를 탑재한 로봇폰이나 바둑을 두는 로봇, 가위바위보를 하는 로봇처럼 실험적인 성격을 띤 로봇들도 전시했다. 차이나텔레콤이 전시한 로봇 레스토랑은 인간의 개입 없이 로봇끼리의 소통만으로 음식의 주문과 조리, 서빙까지 이뤄지는 과정이 시연됐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뛰어나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로봇에 AI를 탑재해 실제 물리 환경을 인식하고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앞서있다는 걸 보여주는 듯한 전시였다.
중국이 피지컬 AI에서 세계 선두급으로 올라선 건 정부 주도의 금전적·정책적 지원 덕분이다. 현장에서 만난 중국 기업 관계자들도 중국의 피지컬 AI 발전의 원동력 중 하나로 정부 주도의 지원 사업을 꼽았다.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의 피지컬 AI 학습과 모델 개발이 이뤄지면서 로봇 하드웨어를 넘어 피지컬 AI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중국의 애지봇은 2023년 만들어진 스타트업이지만, 정부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육성 정책으로 지원을 받으면서 세계 정상급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우리 정부는 AI 3대 강국(G3) 반열에 들겠다는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만 정부의 지원 사업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나 그래픽처리장치(GPU) 지원처럼 AI 모델 개발이나 인프라 확보 수준에 머물러 있다. 피지컬 AI에 대한 지원은 그다음 순번으로 여겨진다.
중국은 올해 1~2월 사이에만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에 200억위안(약 4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또 지난해 전체 AI 분야에 총 8900억위안(약 192조원)을 투자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피지컬 AI를 위한 투자였다. 반면 한국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피지컬 AI 분야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지원 정책이나 투자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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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이후부터 기술의 흐름은 매일 급변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의 기술로만 여겨졌던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만큼, 이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우리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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