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지역 담수화 시설, 드론 공격 받아
사우디 수도 등 사람 못 사는 곳 될 수도

미국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걸프 지역의 해수 담수화 시설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담수화 시설은 걸프 지역 내 1억명의 생명이 달린 핵심 기반 시설로, 걸프 산유국들은 사실 해당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석유·가스를 추출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란 바레인 등 걸프 담수화 시설 공격받아

지난 6일(현지시간) 바레인 마나마의 바레인 파이낸셜 하버 타워 상공에서 이란 드론이 요격된 뒤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바레인 마나마의 바레인 파이낸셜 하버 타워 상공에서 이란 드론이 요격된 뒤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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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이란, 바레인에서 해수 담수화 시설이 연달아 공격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자국 키슘섬 담수 시설이 공격받아 30개 마을에서 식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으며, 바레인 또한 이란 드론의 공격으로 담수화 시설에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물이 부족한 걸프 지역에서 담수화 시설은 생명줄로 취급된다. 중동 전문가인 압둘라 바부드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NYT에 "바레인의 담수화 시설을 겨냥했다는 건 중요한 선을 넘는 행위이며 심각한 긴장 고조"라면서 "수백만명에 식수를 공급하는 필수적인 시설이다. 이 시설에 대한 공격은 군사 충돌을 민간인 생존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바꿀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막 국가 생명줄…"인간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할 수도"

두산에너빌리티가 2012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얀부3 해수 담수화 플랜트 전경.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가 2012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얀부3 해수 담수화 플랜트 전경.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두산에너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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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으로 인해 담수화 시설이 파괴될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지난 6일(현지시간) 마이클 크리스토퍼 로우 미 유타대 중동센터 교수는 온라인 학술 매체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걸프 지역 국가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사막에 매장된 석유를 채굴하는 게 아니다. 이 연료는 400개가 넘는 해수 담수화 시설에 동력을 공급해 바닷물을 식수로 바꾼다"고 설명했다.

해수 담수화 시설은 복합 화력 발전소의 열을 이용해 염수를 식수로 전환할 수 있다. 걸프 국가들은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 해안선 근처에 이같은 시설을 밀집시켰는데 전 세계 10대 해수 담수화 시설 중 8개가 이곳에 있으며, 전 세계 담수 용량의 60%를 차지한다. 걸프 지역 내 인구 1억명이 담수화 시설에서 여과한 식수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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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도 담수화 시설 덕분에 거주구 기능을 유지한다. 로우 교수는 "담수화 시설이 없으면 걸프 국가는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원인이 무엇이든, 어느 한쪽이 고의로 이 시설을 공격하면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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