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모두 출구 전략 못 찾아
전쟁 길어지면 고유가도 장기화
한중일 및 대만 등 아시아 경기 직격
美연준 운신 폭 좁아…고용·신용 불안 우려도

이란사태, 제2의 러·우전쟁인가…경기 침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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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모두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면서 전쟁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장기화할 조짐이 커지고 있다. 치솟는 유가에 미국 내 고용 불안도 커졌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조기 금리인하를 하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신용 우려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 폭등…아시아 경제 직격 우려

9일 iM증권은 이번 주가 이란 사태 장기화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오전 7시께 국제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겼다. 미국 원유 가격은 지난주에만 35.63% 급등했다. 1983년 이후 선물거래 사상 최대 상승 폭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걸프만 일대 국가의 원유 생산량 감축을 촉발했기 때문이다.

iM증권 리서치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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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다. 미국과 이란 모두 사태 해결을 위한 출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러·우 전쟁 역시 조기에 전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장기화하면서 고유가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고유가 장기화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자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이어졌고, 미국 등 주요국 경기가 침체 직전까지 내몰렸다"고 설명했다.

고유가 상태가 길어지면 양극화 현상으로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는 세계 경제도 침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특히 러·우 전쟁은 유럽 경기에 큰 악영향을 줬지만, 중동발 고유가 장기화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및 대만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국은 올해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성장률 목표치를 4.5~5%로 낮출 정도로 성장 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다. 이란발 고유가 현상 장기화가 중국 경제 성장률을 추가로 낮출 압력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세계 경제에도 새로운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금 가격 대비 미국 주가의 상대 비율은 과거 침체 수준에 이미 근접하고 있다"며 "고유가 장기화 시 미국 경제도 침체 리스크에서 자유로울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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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불안 및 신용우려 확산 가능성도

미국 내 고용불안도 현실화했다. 지난 1월 '깜짝 실적'을 기록한 고용지표가 지난달에는 '고용쇼크'로 반전됐다. 특히 비농업일자리수가 과거보다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고용시장이 더욱 불안해졌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비농업일자리수가 여섯차례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였고, 일자리 증감 규모는 추세적으로 하락세다.


박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고용시장이 신규 고용도 없고 대규모 해고도 없는 상태라고 평가했지만, 이제는 고용이 추세적으로 감소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용을 낙관하던 연준 내 시각도 변화할 가능성이 생겼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노동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기대가 다소 과도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이번 고용보고서에 대해 '뼈아픈 부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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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연준이 조기 금리인하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고유가 장기화 가능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 내 경제 상황이 크게 변화할 수 있음에도 연준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은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며 "사모대출 시장의 신용위험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란발 리스크로 시중금리가 오르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사모대출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확대되거나 대출 부실이 커질 수 있다. 연준이나 미 재무부 차원의 '소방수' 역할을 하기도 힘든 형국이다. 박 연구원은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기대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 기대감도 약화 내지는 지연될 수 있다"며 "전쟁 비용 증가로 미국 재정부담이 커지고, 미 재무부가 경기 부양 차원에서 쌓아둔 현금 잔고(TGA 잔고)도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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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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