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이랜드 41억 과징금 제동…대법 "겸직 대표 인력지원 증명 부족"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월드와 겸임한
대표이사 급여 전액 부담
공정위 '부당 인력지원' 41억 과징금
대법 "공정위 증명 부족"
계열사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임원의 급여를 한 회사가 전액 부담했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회사가 그 임원으로 하여금 다른 계열사에 근로 등을 제공하게 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하지 못하면 이를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인력지원행위'로 제재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엄상필 대법관)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공정위 처분의 상당 부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이랜드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의 유동성 위기 과정에서 불거졌다. 앞서 공정위는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월드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며 약 4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행위는 ▲2016년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월드로부터 부동산을 사들이기로 하고 계약금 560억원을 지급했다가 6개월 뒤 계약을 해제해 돌려받은 행위(무상 자금 대여) ▲2014년 의류 브랜드 'SPAO' 관련 자산을 이랜드월드에 양도한 뒤 511억원 규모의 양도대금 회수를 지연하고 지연이자를 받지 않은 행위 ▲2013년 1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양사 대표이사를 겸임한 김연배 전 대표의 급여를 이랜드리테일이 전부 부담한 행위(부당 인력 지원) 등 3가지였다.
하지만 공정위 사건의 1심 효력을 갖는 서울고법은 공정위의 처분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SPAO 대금 지연이자 미수취 부분 등 일부만 부당지원으로 인정하고, 부동산 인수 계약금 반환과 김 전 대표에 대한 인건비 지급 행위는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전체 과징금 40억8000만원 중 12억1000만원을 취소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고 양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인력지원행위'가 인정되려면, 지원 주체(이랜드리테일)가 해당 인력이 지원 객체(이랜드월드)에 근로 등을 제공하게 했다는 사실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인력이 근로 제공의 대가로 양측에서 받은 급여의 합계액보다, 지원 객체(이랜드월드)가 제공한 급여액이 상당히 적다는 사실을 처분청인 공정위가 명확히 주장하고 증명해야 한다"며 입증 책임이 공정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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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재판부는 공정위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랜드리테일이 김 전 대표로 하여금 이랜드월드에 근로 등을 제공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의 과징금 취소 판단에 법리 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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