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최애 과자인데 원래는 약이라고?" 그러고보니 이름이…[맛있는 이야기]
의사들이 만든 과자, 다이제스티브
원래는 비스킷 아닌 소화제로 개발
'비밀 레시피' 덕분에 과자로 전환
두툼한 비스킷 위에 초콜릿 스프레드를 바른 비스킷, 다이제. 커피나 홍차를 마실 때 빠질 수 없는 간식이지만, 원래는 과자가 아닌 약품으로 개발됐다. 약 200년에 걸친 다이제의 변화무쌍한 역사를 살펴본다.
의사들이 만든 비스킷, 다이제
다이제의 원조는 맥비티스(Mcvite's)에서 개발한 통밀쿠키 '다이제스티브'다. 한국에선 오리온이 판매한다. 과거 오리온은 맥비티와 기술 제휴를 맺고 다이제스티브를 생산했지만, 라이선스 만료 이후로는 오리온 고유 브랜드인 '다이제'로 리메이크해 직접 제조한다.
다이제의 원조 다이제스티브를 개발한 맥비티스는 1830년대에 설립된 유서 깊은 회사다. 그만큼 다이제스티브의 역사도 깊다. 1839년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두 의사가 처음으로 다이제스티브 비스킷을 발명했으며, 이후 다이제스티브는 영국을 대표하는 비스킷 브랜드로 성장했다. 1800년대는 대영제국의 국력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인 만큼, 영국 본토를 넘어 전 세계에 퍼진 식민지로 다이제스티브가 수출됐다.
소다가 소화 작용 돕는다고 믿어
다만 다이제스티브는 과자로 팔린 게 아니다. 다이제스티브(Digestiv·소화를 돕는) 영단어 그대로 '소화제'였으며, 엄연히 약국에서 판매하는 약품이었다. 왜 다이제스티브의 개발자들은 이 과자를 소화제로 분류했을까. 초기 다이제스티브는 통밀로 만들어 섬유질이 풍부했으며, 무엇보다도 탄산수소나트륨(소다)를 잔뜩 집어넣어 만들었다. 19세기 의사들은 소다가 소화 작용을 돕는다고 믿었고, 이 때문에 다이제스티브도 소화제로 취급됐다.
다이제스티브는 약국에서 판매됐다. 1800년대 영국 도시 노동자들은 품질 낮은 식사로 인해 섬유질 부족에 시달렸고, 만성적인 소화불량을 겪었다. 다이제스티브는 점차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다만 초기 다이제스티브는 맛있는 비스킷이 아니었다. 표면은 거칠었고, 식감은 너무 딱딱했다. 다이제스티브가 억지로 씹어 삼키는 약을 넘어 간식으로 돌변한 건 1892년, 영국의 가공식품 발명가인 알렉산더 그랜트 경이 일명 '비밀 레시피'를 고안한 이후다. 알렉산더 경은 라드, 버터 등 다양한 식자재를 이용해 다이제스티브를 더욱 부드럽고 바삭한 비스킷으로 재발명했다. 맥비티스는 이 레시피를 특허 출원하고, 전 세계에 다이제스티브를 수출했다.
약품에서 세계인의 간식으로
약에서 과자로 정체성을 바꾼 다이제스티브는 더욱 거침없이 혁신에 골몰했다. 1925년에는 통밀 비스킷 위에 초콜릿 스프레드를 뿌린, 현대식 다이제스티브 비스킷이 출시됐으며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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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이제는 더이상 소화제로 취급되지 않는다. 개발사 맥비티스도 오해를 덜기 위해 상표명 뒤에 '스윗밀(Sweet meal·달콤한 식사) 비스킷'이라는 단어를 추가해, 과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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