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오셀로’ 변주한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7~15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극단 적이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차용해 차별과 혐오의 문제를 다룬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을 7~15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1970년대 후반과 현재를 배경으로 그 시대와 사회에 속하지 못하고 밀려난, 네 명의 여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970년대 산업화 시대의 가부장제 속에서 버텨야 했던 '엄마'와 화교로서 경계에 놓인 '마마'가 만나 서로의 탈출구가 되려 한다. 하지만 둘은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그 실패의 흔적은 둘의 딸인 '나'에게로 넘어온다. 나는 베트남 이주여성인 '꾸엔'과의 만남을 통해 집, 국적, 가족, 생존의 의미를 고민한다.
'내가 살던 그 집엔'은 오셀로를 재현한다기보다 이야기가 작동하는 방식과 의미를 데스데모나와 에밀리아의 이야기로 다시 말하고자 하는 작품이다. 배우들은 화자와 인물을 오가고, 같은 사건이라도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로 펼쳐진다. '내가 살던 그 집엔'은 혐오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말과 소문을 통해 증폭되는 구조임을 드러낸다.
오셀로의 이아고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면 작품은 더욱 선명해진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철'은 이아고처럼 말로써 혐오를 조장하고 의심을 유통하며 파국을 만드는 인물이다.
이곤 연출은 "이 작품의 핵심 키워드는 '도망'이다. 엄마에게 도망은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고, 마마에게 도망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이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과정이다. 또한 나에게 도망은 앞선 세대가 끝내 닿지 못한 삶의 자리를 다시 찾아가는 여정이 된다"고 말했다.
극단 적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고전을 초연하거나 남성 중심의 고전극을 여성의 관점을 적극 반영해 리메이크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2024년 크리스토퍼 말로의 '몰타의 유대인'으로 제3회 서울예술상 대상을 받았다. '몰타의 유대인'으로 2025 백상예술대상 연극상을 받은 곽지숙을 비롯해 정다함, 심연화, 전형숙, 김영준, 이상홍, 안병식, 이승혁이 출연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조 굴리는 큰 손 "강남부자도 포모…삼전닉스 종...
입장권은 아르코ㆍ대학로예술극장, 놀티켓, 예스24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