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물가 상승률 2% '안정적'…3월 중동發 상승 압력 커져
석유류 가격 1년 전보다 2.4% 하락
농산물값 크게 꺾여…축수산물 여전히 고공행진
설명절 숙박, 렌터카 수요에 서비스 물가↑
설 명절이 끼어 있던 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월에 이어 2.0%를 유지했다. 지난달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가격이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영향이 컸다. 당근, 무, 배추 등 농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내려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격 담합 적발 이후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리던 가공식품 가격도 안정화하는 추세다. 다만 축·수산물 가격 고공행진은 여전히 장바구니에 부담이 되고 있는 데다, 중동 사태로 이미 기름값이 급등하고 있어 물가 안정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름값 폭리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한 지 하루가 지난 6일(오른쪽 사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전날보다 20원 오른 가격에 기름을 판매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유류 가격 급등과 매점매석을 막기 위해 지역·유종별 석유류 '최고가격'을 신속히 지정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윤동주 기자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는 118.4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0% 올랐다. 1월에 이어 한국은행 물가 안정 목표인 수준인 2.0%를 이어간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11월 2.4%에서 12월 2.3% 내려온 데 이어 점차 안정화하는 추세다.
특히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류 변동률이 -2.4%로 2025년 8월 이후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 전체 물가를 0.09포인트 끌어내렸다.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해 2월 77.9달러에서 올해 2월 68.4달러로 내려갔다. 다만 국제유가는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핵심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됨에 따라 3월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월28일 중동 상황이 바뀌면서 3월부터 휘발윳값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도 1년 전보다 1.7% 오르는 데 그치며 1월(2.6%)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 품목별로 추세가 엇갈렸다. 쌀 가격은 17.7% 올라 7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생산량이 줄면서 지난해 8월부터 계속 오르는 추세다. 귤(-20.5%), 배추(-21.8%), 무(-37.5%), 배(-26.0%), 당근(-44.8%), 양파(-17.2%), 양배추(-29.5%) 등을 하락폭이 컸다. 이 심의관은 "농산물 공급량이 증가하고 1년 전 과실 가격이 많이 올랐던 기저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축산물은 6.0% 오르며 전체 물가를 0.15%포인트 끌어올렸다. 1월(4.1%)보다 상승 폭도 커졌다. 이 심의관은 "돼지고기 같은 경우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으로 도축 마릿수가 감소하고 명절 소비가 감소하면서 7.3% 뛰었다"고 설명했다. 수입 소고기의 경우도 여전히 5.0%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수산물의 상승 폭은 4.4%로 1월(5.9%)보다 좁아졌지만, 여전히 평균을 한참 웃돌며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가공식품은 2.1% 상승을 기록하며 2024년 12월(2.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0.4% 하락했다. 설 명절을 맞아 대형마트가 가격을 할인한 데다 공정위가 식품사의 설탕, 밀가루 가격 담합 행위를 적발한 이후 출고가가 인하된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심의관은 "2월 홍삼, 부침가루, 물엿 등 명절에 많이 소비되는 품목들이 세일하면서 상승 폭이 줄었다"면서 "공정위의 담합 적발 이후 식품사가 출고가의 5%를 내리긴 했지만 완전히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물가는 2.6% 올랐다. 개인서비스가 3.5% 상승한 영향이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제외는 3.9% 오르며 전체 물가를 0.77%포인트 밀어 올렸다. 설 명절로 여행, 숙박 관련 물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 컸다. 특히 승용차 임차료는 37.1% 뛰며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심의관은 "설 연휴로 공휴일이 늘어나다 보니 렌터카 수요 증가에 승용차 임대료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돼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8% 상승했다. '밥상 물가'로 일컬어지는 신선식품지수는 2.7% 하락했다.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5%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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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가 확산함에 따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3월 소비자 물가는 변동성이 클 전망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향후 지정학적 요인, 기상 여건 등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특히 최근 중동 상황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석유류 가격?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가격 안정을 위해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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