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앤아처 VC·PE 품어…MYSC는 지주사로
"초기 투자 의무 있어 수익 극대화 어려워"
'수익 안정' 후기기업 투자, 초기 대비 3배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액설러레이터(AC)의 사업모델(BM) 전환이 이어지고 있다. 현행법상 초기 기업 의무 투자 비율이 있어 수익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힘든 구조가 원인이라는 업계 목소리도 나온다. 자금 회수 등 실적을 내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고 위험 부담이 큰 초기 기업보다 수익률 측면에서 안정성이 높은 후기 기업에 투자가 쏠리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사업 변주 주는 AC…VC·PE까지 포괄

단일 AC 체제로 운영됐던 와이앤아처는 지난달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아일럼인베스트와 전략적 결합을 맺고 AC부터 VC·PE를 아우르는 와이앤아처그룹을 출범했다. 와이앤아처가 이같이 사업모델을 변경한 이유에는 단일 AC로서는 창업 기업의 스케일업 지원에 있어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VC는 지금]"힘든 일 다하는데, 돈은 못 벌어"…사업모델 바꾸는 AC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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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앤아처그룹은 '더 앵커 위원회'를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두고 그 산하에 AC, VC, PE 부문을 뒀다. 위원회는 전략적 의사 결정을 맡으며, 이대희 그룹총괄 의장, 이희승 부의장, 신진오 AC/VC 부문 대표, 이호재 글로벌/신사업부문 대표, 한웅 PE 부문 대표로 구성됐다.


이번에 전환된 구조는 기업 발굴부터 회수까지 기업의 생애주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골자다. AC인 와이앤아처가 기업을 보육 및 발굴하면, VC인 와이앤아처벤처스가 스케일업 투자를 담당, PE인 와이앤아처인베스트먼트는 인수·합병(M&A) 자문 및 회수 전략을 설계한다.

2013년 컴퍼니빌더로 시작한 퓨처플레이도 2019년 AC 라이선스 획득에 이어 2023년 VC 자격을 취득하며 확장된 투자모델을 구축한 바 있다. 최근에는 PE 라이선스까지 획득하며 역시 예비창업부터 상장 이후 성숙단계까지 전주기 투자 체계를 갖췄다.


임팩트 투자(투자를 통해 사회문제 해결)사로 유명한 AC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는 업계 최초로 지주사 체제를 도입한다. 지역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거점 사내벤처 4곳과 이들이 발굴한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는 글로벌 합작법인(JV)이 세워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국 권역에 AC를 설립하고, VC를 세우는 등 투자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업모델 변화가 수익 극대화를 저해하는 현행 규제와도 관계가 깊다고 설명한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AC는 펀드 운용 재원의 40% 이상을 초기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한 AC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투자 기업 10개 중 한 개가 잘 되면 한 개가 나머지를 다 커버하는 이른바 '멱 법칙'이 작용하기 어렵다"며 "꾸준히 팔로우 온(후속) 투자로 지분을 지키면서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데, 초기 투자 의무 비율이 있어서 아무리 좋은 기업을 발굴해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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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보단 안정성 추구…후기 투자, 초기 3배

AC, VC(벤처캐피털) 등 모험자본이 수익성이 불안한 초기기업보다 안정적인 후기기업에 투자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추세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업력별 신규 투자 비중은 지난해 후기 기업 45.1%(3조564억원), 중기 40.8%(2조7803억원), 초기 14.1%(9591억원)로 나타났다. 모험자본이 10개 기업에 투자한다면 초기 창업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2개꼴도 안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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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스타트업 신규 투자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21년 24.2%였던 수치는 2022년 29.6%로 소폭 늘어났지만 2023년 다시 24.6%로 감소, 지난해에는 19.0%를 기록했다. 반면 후기 스타트업 비중은 2021년 30.5%, 2022년 30.0%, 2023년 37.8%, 지난해 46.1%로 증가 추세다. 초기 기업 투자 금액 역시 최근 5년 중 지난해가 가장 낮았으며, 후기 기업 투자금액은 같은 기간 중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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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업계에서는 자금 회수 등 실적 관리 차원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한 VC 임원은 "자금을 빨리 회수하기 위해선 초기 기업보다는 후기, 프리 IPO(기업공개) 기업들에 투자를 많이 하게 된다"며 "펀드를 따기도 쉽지 않은 신생 회사들은 회수 실적, 딜 위주로 실적을 쌓아놔야 하므로 후기 기업 투자로 몰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 임원은 "공제회, 기금 등도 자산을 운용할 때 수익률 위주로 (투자처를) 선정하다 보니 후기 기업 투자가 더욱 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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