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미 온건파 인물 염두
반미 노선 탄 모즈타바 승계땐
이번 공습 의미는 사라져 '지적'

이란, 협상 거부하며 20번째 공격
외무장관 "휴전 협상 요청 안 해"

이란에 친미 정권 요구하는 트럼프…미국과 협상 없다는 이란(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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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셰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이 권력을 승계하는 것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같이 반발했다. 이 발언으로 이란 정권 교체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게 된 가운데, 이란에서는 "미국과 협상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이란 강경파 정권 승계 노골적으로 거부하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악시오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에도 베네수엘라처럼 직접 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초 기습적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후 부통령인 델시 로드리게스를 사실상 과도 정부의 지도자로 인정했다. 이처럼 이란도 미국에 협조적이고 온건한 인물을 지도자로 선택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이란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하메네이의 아들은 함량 미달(lightweight)이다. 우리는 이란에 조화와 평화를 가져올 사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이 들어서면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란 공습의 목표에 대해 정권 교체와 관계없다며 '핵무기 제거'라고 강조해온 것과 배치되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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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최고지도자 선출은 이란 국민의 일로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란 정부는 하메네이가 사망하자 헌법 기구인 전문가 회의를 열고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지도자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즈타바는 아버지 하메네이의 문고리 권력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정보기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메네이의 기조를 이어갈 지도자를 세울 경우 미국은 "5년 안에" 다시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이란 국민과 정권에 협력해 핵무기 없이도 이란을 훌륭하게 건설할 인물이 그 자리에 오르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즈타바와 같은 강경파가 다시 집권해 반미 노선을 추구하고 핵무기 개발에 나선다면 이번 공습의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란, 미국과 협상 거부…20번째 공격 단행

이란은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거부하고 있다. AP·AFP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의 미국 시설을 겨냥한 20번째 일제 공격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는 미사일 경보가 울렸고, 아랍에미리트(UAE)의 미 공군기지 인근에는 드론이 추락하며 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카타르 도하의 미국 대사관 인근 지역에서도 미사일이 떨어졌다. 특히 이란은 이날 중동이 아닌 코카서스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을 향해서도 드론을 날리면서 전쟁 연루 지역을 확대했다.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이란대사관 벽에 이란 상황을 알리는 현지 사진들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이란대사관 벽에 이란 상황을 알리는 현지 사진들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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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휴전을 요청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미국과 협상해야 할 어떤 이유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두 번 협상했지만, 매번 협상 도중 그들이 우리를 공격했다"며 "그래서 우리는 휴전을 요청하지 않았고, 미국과의 협상을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美 지상군 대신 투입?…민중 봉기 유도하나

미국과 이란이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미국이 정권 교체를 이유로 전쟁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영토를 장악하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다른 나라와의 전쟁을 일으켜 미국민을 희생한 전임 대통령들을 비판해 표를 얻은 바 있어, 지상군 투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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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한 인터뷰에서 쿠르드족 무장 세력의 이란 공격 가능성과 관련해 "전적으로 찬성(all for it)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예루살렘포스트는 미군이 직접 개입해 정권 교체를 지원할 수 없으니 쿠르드족을 투입해 이란군과 경찰력을 분산시켜 이란 내 봉기를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란 반정부 시위 확대를 목적으로 쿠르드족과 작전을 협의 중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뉴욕 특파원=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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