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진단]②"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높아…전쟁 이후엔 美 금리·경제가 변수"
[美 이란 공습 일주일, 환율 어디로]
외환 전문가 6인, 긴급 환율 진단
일부 3월 환율 평균값 20~30원 상향 조정
연간 전망치 유지…"리스크 사라지면 다시 내려올 것"
전쟁 이후 주목되는 변수는 '美 금리·주가·경제 움직임'
'해외투자' 수급요인·WGBI 영향 평가는 엇갈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월평균 환율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당초 예상보다 전망치를 20~30원 높이며 1400원 중후반대를 점쳤다. 다만 이란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다시 전쟁 전 수준까지 환율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최근의 환율 상승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괴리돼 있다고 판단돼서다. 이란 사태 이후에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의 경제·금리 정책과 주가 흐름에 따라 환율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봤다.
"환율 평균값 다시 오르겠지만 일시적…상반기 1440원 아래로"
6일 아시아경제가 환율 전문가를 대상으로 긴급 시장 전망을 한 결과 대다수는 이달 원·달러 평균 환율로 1450~1465원을 예상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당초 1430원에서 35원을 높여 잡아 1465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도 1430원에서 1450원으로 조정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평균 1450원을 예상했다.
월평균 환율은 지난해 12월 1467.14원까지 오른 후 ▲1월 1456.28원 ▲2월 1448.38원으로 내림세였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이달 들어서는 3거래일 평균 1470.13원까지 오른 상태다. 당초 예상보다는 전망치를 높였지만 이란 사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이번주가 지나면 환율도 일부 안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 달 내 이란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내다보며 대다수는 상반기와 연간 환율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 환율 밴드를 1300원 후반대~1460원으로 전망하며 "이달 초 이란 사태로 환율이 올라가긴 했어도 변동성은 위아래 모두 커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보다는 미국 나스닥 흐름이 (환율에)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나스닥이 버텨주면 환율은 계속해서 하락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원화 가치가 강해질 수 있는 환경이 연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이란 전쟁 리스크가 사라지면 환율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올 것이라 보고 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일단 출구를 향하게 되면 시장은 호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기존 레벨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시장이 다시 안정을 찾기 시작하면 1440원 아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의 환율 수준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높다는 판단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국제수지·금융수지 등을 고려한 적정 환율 수준으로 1330~1420원을 예상했다.
전쟁 리스크 지나가면…"美 중간선거·금리정책에 주목해야"
전쟁 리스크 일단락 이후 주목할 변수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교체 이후의 금리 정책 방향성과 11월 중간선거에 대비한 미국 정부의 유동성 확대 정책이 꼽혔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큰 틀로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전략이고, 세부적으로 시장에서 주목할 지표는 미 Fed 의장 교체로 인한 금리인하 속도와 재무부가 돈을 얼마나 풀지"라며 "과거와 다르게 우리나라나 신흥국 주식시장도 미국 재무부발 유동성 공급 확대의 낙수 효과를 충분히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하위 계층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부양조치에 나서게 되면 (시중에 달러 공급이 늘면서) 달러 약세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차기 Fed 의장이 자연스럽게 교체되면 금리인하 얘기가 불거질 수 있는데, 이것도 원화 강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AI 관련 기술주 동향과 그에 따른 국내 개인들의 해외투자 수요, 이른바 서학개미의 움직임으로 결국 귀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I에 대한 기대감 지속 여부에 따라 개인의 해외투자 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글로벌 AI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다면 오히려 해외투자를 상당 부분 억제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구조적 수급 요인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거나 중립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증시도 오르고 해서 국내에서 하는 게 더 낫다는 심리도 쌓였다"며 "이전처럼 환율 수급 자체를 뒤틀어놓을 정도로 대규모 그림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수석연구위원 역시 "나가기도 하지만 들어오는 수요도 있고, 수출기업도 다시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올해는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로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이 환율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견해는 엇갈렸다. 변정규 다이와증권코리아 FICC본부 상석본부장은 "WGBI 이슈로 다음 달부터 점진적으로 외국인들이 채권 매수를 시작하면 원화 매수세가 강해질 수 있다"며 "패시브 자금(지수에 따라 수년간 머무르는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어서 채권 금리도 3년부터 장기까지는 눌리는 형국이 될 수 있고, 이는 환율 하향 안정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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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 이코노미스트는 "환헤지를 얼마나 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데, 실상 90% 가까이할 거라고 보고 있다"며 "환헤지 비율이 높고 안전자산인 채권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현물 환율을 끌어내릴 만큼의 유의미한 요인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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