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아시아 2050 컨퍼런스 기조연설
연금 등 사회문제 구조개혁 투자도 중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5일 세계화 재편, 선진국 산업정책 복귀, 제조업 구조적 변화 등 세계경제 변화에 아시아 국가들이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정책과 관련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조정하고 민간 금융기관과 위험을 분담하는 간접 지원 형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태국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의 '아시아 2050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선진국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정부 역할을 재정립해 온 것처럼, 아시아 국가들도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새로운 환경에 맞게 재조정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세계 경제 흐름에 대해 글로벌 공급망이 경제 논리보다 지정학적 고려에 의해 재편되고 있는 점, 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수출시장이었던 선진국이 제조업 자립화를 추구하고 있는 점, AI와 휴머노이드 확산으로 인한 생산비용 하락으로 인해 아시아의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거론했다.


특히 글로벌 기술 최전선에 있는 한국의 경우에도 과거와 달리 모방할 선진 모델이 없는 데다 정부가 특정 산업의 상업적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 총재는 최근 3년간 국내 한계기업 비율이 역대 최고인 17%를 기록한 점을 언급하며 "정부가 정치적 비난을 우려해 중간에 성과가 나빠도 지원을 끊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정 산업을 지원하는 산업정책 이외에도 구조개혁을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해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인공지능(AI) 산업 첨단산업에 직접·집중 지원하고 있는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제언적 성격이 있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정부가 직접 기업을 선별하기보다는 프로젝트의 위험도에 따라 민간 금융과 함께 리스크를 나누고, 지원 기업의 선정은 민간 금융기관에 맡기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며 "그래야 지원받는 기업은 정부 지원 사실을 모르게 돼 성과가 나쁠 때 민간 금융기관이 자금을 회수하여 정책 금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산업정책이 특정 산업을 직접 지원하는 수직적 처방이라면, 구조개혁은 경제 전반의 마찰을 줄이는 수평적 처방"이라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특히 "전략 산업 육성이 미래 성장의 핵심축인 것은 분명하지만, 노동시장 유연화, 연금 개혁, 여성·고령층 경제활동 참여 확대 등과 같은 고령화 해결을 위한 구조개혁 투자도 절실한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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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계기업 문제만 보더라도 이들의 신속한 시장 퇴출이라는 구조개혁이 뒷받침돼야 확보된 자원을 새로운 산업정책 재원으로 돌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가 특정 산업의 상업적 성공을 보장하기는 어려워졌다"며 "아시아 국가들은 정부 역할에 대한 기대를 새로운 환경에 맞게 재조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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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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