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김에 쉬어갈 수도"…李, '중동 불안' 계기 에너지 전환·증시 체질개선 속도
李대통령, 임시국무회의 주재…중동발 위기 대응 점검
대외 불안정에 취약한 에너지 구조 개선…재생에너지·지산지소도 속도 주문
인위적 증시 부양 아닌 체질 개선 기회로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저평가 해소 추가 입법도 가속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중동발 위기를 단기 충격으로만 보지 말고 에너지 구조 전환과 자본시장 개혁을 앞당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유가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이를 계기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손보는 쪽으로 정책 대응의 방향을 넓혀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처럼 이번이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며 "위기를 위기로만 방치하지 말고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시장도 너무 조정 없이 일방적으로 상승해 불안정한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오히려 단단하게 다져질 수 있다"며 "필요한 조정을 거쳐 더 탄탄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에너지 문제를 구조개혁 과제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 유가 문제나 원유 조달 문제는 앞으로도 반복될 일"이라며 "이번 기회에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좀 더 신속하고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을수록 대외 불안정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만큼 중동 정세 충격을 계기로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송전망과 수도권 집중 완화 문제도 꺼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 과제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원칙에 따라 에너지 생산지역에서 소비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지방에서 전기를 생산해 수도권으로 끌고 오느라 엄청난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도 에너지가 많은 지역으로 대대적이고 신속하게 옮겨가야 한다"며 수도권 집중 완화와 산업 재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전국 전기요금이 같아 생산 지역은 손해를 보고, 집중 사용 지역은 이익을 보는 측면이 있다"며 "생산비가 싼 곳은 싸게, 송전 비용이 많이 드는 곳은 더 비싸게 제대로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검토 중인 전기요금 차등제를 보다 현실적인 정책 과제로 끌어올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자본시장과 관련해서는 이번 중동 불안 여파로 인한 변동성 확대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100조원+알파(α) 시장안정 프로그램'과 관련해 "혹시라도 주가를 직접 떠받치겠다는 의미로 오해하면 안 된다"며 "구조적 문제가 없는데 일시적 비정상이 발생했을 때 이를 교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자금시장과 채권시장에 대한 것이고, 증권시장 안정 개념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시장 불안 완화를 위한 유동성 안전판이지,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수단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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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한국 증시의 고질적 저평가 원인을 바로잡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다는 것은 온 동네가 다 안다"며 "지배구조 문제, 지배권 남용, 시장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을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공개 정보 이용, 통정매매, 허위정보 유포 등 시장 교란 행위를 거론하며 "이런 것들을 철저히 제거해야 한다"고도 했다.
자본시장 관련 추가 입법 과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 비정상 상황을 교정하는 입법도 계속 더 강력히 추진하면 좋겠다"며 "주가를 일부러 눌러 상속 등에 활용하는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입법을 포함해, 더 합리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하며 예측 가능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정책·입법 조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상장사가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억지로 주식 가격을 누르는 행위를 막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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