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약 1주일간 열리는 중국의 입법기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대해 브루킹스연구소의 존 L. 손턴 중국센터(John L. Thornton China Center)는 여러 중국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주목해야 할 것들을 제시했다.


주로 기술 고도화와 기술 자립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았고, 트럼프 방문을 위한 정치적 무대, 즉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중국 체제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정치적 무대라는 평가도 있었다. 중국의 출산 장려 정책 강화, 국가발전 계획법을 통한 당 권한 법제화, ‘형식적 거수기’로 묘사되는 전인대의 역할 강화도 언급됐다.

다음은 지난 3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라온 각 전문가들의 의견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존 L. 손턴 중국센터의 조너선 A. 친 연구원 “올해 전인대의 의미”

올해 전인대는 특히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 지도부가 향후 중국 발전 방향을 담은 제15차 5개년 계획을 공식 발표하기 때문이다. 이 계획은 2030년대 초까지 시 주석의 구상을 제시하며, 첨단기술과 고급 제조업 육성 목표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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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기 직전에 열린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서 시 주석을 만나는 것은 2017년 트럼프의 방문 이후 처음이다.


제15차 5개년 계획 발표는 시 주석이 사실상 확정적인 4연임(2027년)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경제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시 주석 집권 이후 가장 극적인 숙청으로 평가되는 장유샤 군 고위 인사의 해임 직후에 열리는 회의이기도 하다. 이는 정책의 연속성과 정치적 긴장이 공존하는 시 주석 3기의 특징을 보여준다.


존 L. 손턴 중국센터의 마거릿 M. 피어슨 비상임 수석연구원 “경제: 기술 고도화와 자립을 향한 가속”

이번 전인대에서 경제 분야는 큰 놀라움이 없겠지만, 베이징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드러낼 것이다.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은 지난해 4중전회와 중앙경제공작회의, 각 성(省) 양회에서 제시된 방향을 이어받을 전망이다.


핵심은 ‘고품질 성장’이다.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의 경제안보 경쟁을 염두에 둔 전략이기도 하다.


계획은 두 가지 축을 갖는다.


첫째, 기술 기반 고도화 투자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양자기술, 바이오 제조, 핵융합, 6G 이동통신 등 미래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된다. 또한 신에너지, 신소재, 항공, ‘저고도 경제’(드론·플라잉택시 등 1000m 이하 공역 산업)도 중점 분야다. 전통 산업에 AI를 접목해 생산성과 친환경성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된다.


둘째, 기술 자립 강화다. 미국의 수출 통제는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자급 능력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식량·에너지 안보도 계속 강조될 전망이다.


존 L. 손턴 중국센터의 카일 찬 연구원 “기술은 기회이자 위험”

기술은 중국에 양날의 검이다.


한편으로 중국은 AI,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에서 세계 선두권에 올라 있다. 양자, 핵융합, 우주통신, 바이오 등 신기술 분야에서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 지도부는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항공 엔진, 운영체제, 칩 설계 소프트웨어 등에서 대외 의존도를 ‘병목(문제)’으로 인식한다. 미국 주도의 기술 제재는 중국을 더욱 자립 노선으로 몰아넣고 있다.


따라서 이번 5개년 계획은 기술 혁신 능력 강화와 해외 의존도 축소를 동시에 추구하는 청사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AI와 로봇은 전 산업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로 부각될 전망이다.


예일대 로스쿨의 웨이 창하오 연구학자 “당 권한을 명문화하는 ‘국가발전계획법’”

전인대는 5개년 계획과 함께 ‘국가발전계획법’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5개년 계획 수립·집행 절차를 법으로 규정하는 첫 시도다.


특히 중국공산당의 역할을 각 단계에 명시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초안 작성 시 당의 지침을 반영하고, 국무원은 계획안을 입법 심의에 제출하기 전 당 중앙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당의 국가 통제력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려는 최근 흐름과 맞닿아 있다. 동시에 입법기관의 자율적 감독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예일대 로스쿨 산하 폴 차이 중국센터의 제이미 P. 호슬리 수석연구원 “전인대, ‘거수기’ 이상의 역할”

전인대는 종종 형식적 기구로 평가되지만, 상설위원회와 전문위원회를 통해 연중 법률 제정과 감독 활동을 수행한다. 또 경제 정책, 예산, 정부 부채, 국유자산 관리 등에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 참여도 확대됐다. 2015년 이후 7800개 이상의 지역 민원 사무소가 설치됐다. 대부분 법안은 온라인 공개 후 최소 1회 이상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다. 다만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2021년 반외국제재법 등 민감 법안은 공개 의견 수렴 없이 처리됐다.


존 L. 손턴 중국센터의 다이애나 푸 비상임 연구원 “출산 장려 정책”

저출산과 고령화는 중국의 구조적 과제다. 1자녀 정책 폐지 후 2자녀, 3자녀 정책이 도입되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정부는 3세 미만 아동에 1인당 연간 약 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향후 5개년 계획에서는 보육 보조금, 세액공제, 보험 및 육아휴직 개선 등을 추진할 전망이다.


그러나 여성의 선택을 국가 목표에 종속시키는 구조는 여전하다. 과거 1자녀 정책이 강제적 산아 제한이었다면, 현재는 낙태 접근을 어렵게 하는 등 다른 방식의 개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동시에 신유교적 가족관을 강조하고 있다.


진정한 출산 장려를 위해서는 여성 고용 차별 철폐, 미혼 여성의 난자동결·시험관 시술 제한 폐지 등 구조적 장벽 해소가 필요하다. 그러나 권력 상층부에 여성 대표성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이는 쉽지 않은 과제다.


존 L. 손턴 중국센터의 라이언 하스 수석연구원 “트럼프 방중을 위한 정치적 무대”

이번 전인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4월 방중을 앞두고 중국의 ‘질서와 안정’ 이미지를 강조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단결과 정책 연속성을 부각하며 미국 정치의 혼란과 대비되는 이미지를 연출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은 회의에서 연단 중앙에 앉아 회의를 주재할 것이다. 그는 국가 기관들이 자신의 정책 노선을 따르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다. 이는 국가 권력 장악을 상징하는 장면이 된다.


반면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대법원에서 무효화되고 이민 정책에 따른 지지율 하락, 의회 연설이 정치적 대립으로 변질, 중간선거 패배 가능성 등이 이어지고 있다.


시진핑이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에서 트럼프 방문을 전인대 이후로 잡자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 지도부는 국가적 단결 이미지를 통해 협상력을 강화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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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재 상황은 각국 지도자들의 방중 증가, 미·중 간 힘의 격차 축소, 중국 방문을 원하는 미국 대통령 등 특징을 갖고 있다.


전인대는 단순히 법안과 5개년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적 메시지를 설정하는 장이기도 하다.

“中 전인대 주목할 것, 기술고도화·트럼프방중·출산장려”-브루킹스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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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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