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만 되는데 방에서 마실래요?"…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이코패스女 문자
"방 잡고 먹어야" 피해자 숙박업소 유도
유족 "신상 공개해야…반성 없는 태도에 고통"
서울 강북구 일대 모텔에서 남성들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모씨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로 판명된 가운데 김씨가 범행 전 피해자를 숙박업소로 유도한 정황이 담긴 문자 메시지가 공개됐다.
4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김씨를 상대로 진행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에서 김씨가 사이코패스 기준에 해당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PCL-R은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성 등 피의자의 성격적 특성을 20개 항목으로 평가하는 검사다. 총점 40점 중 국내에서는 통상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김씨는 이 기준 점수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달 강북구 수유동 일대 모텔에서 20대 남성 등 피해자들에게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8일까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섞은 음료를 마시게 해 남성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19일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된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숙취해소제에 타서 들고 다녔다"며 "(피해자와) 의견 충돌이 발생해 피해자를 재우기 위해 숙취해소제를 건넸다. 죽을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에서 마실래요?"…숙박업소서 만남 유도
사건과 관련 한 피해자와 김씨가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도 공개됐다. 구독자 71만명을 보유한 유튜버인 김원이 지난달 28일 공개한 영상에는 유가족이 제공했다는 문자 내용이 담겼다.
메시지에는 김씨가 피해자에게 만남을 제안하며 "서울이었으면 놀러 갈 텐데"라고 말하거나, "맛있는 데가 아는데. 배달만 된다. 방에서 마실래요?" "배달밖에 안 돼서 방을 잡고 먹어야 한다"는 식으로 숙박업소에서의 만남을 유도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일부 메시지에는 '로밍 발신' 표시가 있었는데,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VPN(가상사설망)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족, 피의자 신상 공개 요청…"반성 없는 태도에 큰 고통"
피해자 유족은 김씨의 신상 공개를 요청하고 있다. 남 변호사를 통해 공개된 엄벌 탄원서에서 한 피해자의 친형은 "집안 막내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 구김살이 없던 동생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며 "제 동생이 피고인에게 보였을 호의와 신뢰를 피고인은 계획적이고 잔혹한 살인으로 짓밟았다. 살인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하고 체포 이후에도 수사기관에조차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보며 반성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것에 큰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죽어있는 막냇동생의 카드로 결제한 치킨을 들고 가는 행동이 같은 하늘 아래 인간이 할 수 있는 행동인지 현실감조차 들지 않는다"며 "사랑하는 막냇동생을 보내고 고통스러워하는 부모님 앞에서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형의 고통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살인 동기와 추가 범행 여부를 끝까지 파헤쳐 한 점의 의혹이 남지 않게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경찰의 초동 수사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법률사무소 빈센트의 남언호 변호사는 3일 성명을 통해 경찰의 초동 수사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남 변호사는 "경찰이 올해 1월 초 상해 사건을 접수했고, 2월 초 김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음에도 즉시 체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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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신상 공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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